어제부터 아내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무삥을 사러 아침 일찍 일어나 밖에 나왔습니다.
오렌지 커피도 또 며칠 못 먹었다고 칭얼대니 사다 드려야겠죠. ㄷ ㄷ ㄷ
오늘은 그나마 약소하게 무삥 10개랑 찰밥 1개입니다.
저는 우유랑 빵을 먹기로 했거든요.
그렇지만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몇 개 뺏어 먹었습니다. ㅋㅋ
한국에서 나올 때 머리를 자르고 나왔지만, 어느덧 자를 때가 되어 동네의 한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사장님이 태국어로 살롱 어쩌고 쏼라쏼라 말하는데 무슨 말인지는 잘 못 알아듣겠습니다.
밖에 남성 커트 한다고 쓰여 있으니 그거 믿고 들어온 거죠.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으니까 대충 알아듣고 잘라달라고 했습니다.
음... 머리 자르는 건 한국 미용사 분들만 못한데, 샴푸를 아주 정성스럽게 두피 마사지 해가며 네 번이나 해 주셔서 만족합니다. 머리카락이야 어차피 다시 자라니까 나중에 다시 손질하면 되겠죠.
치앙마이 북쪽 외곽에 있는 로투스 마트에 왔습니다. 아내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주차장 구역에서 무슨 시장이 열린다고 했다는데, 밤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보가 잘못된 것인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로투스 안쪽으로 들어와서 구경하며 간단히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말린 소시지네요. 이싼 스타일~
여러 종류의 면을 모아서 봉지에 담아 팔기도 합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올라가니 푸드 코트가 나옵니다.
아직 점심 먹을 생각이 없어 구경만 하고 지나쳤습니다.
로투스 매장 안에 들어가기 전, 오른편에 자리한 삼성 매장.
삼성 혹은 제품을 쓰거나 좋아하지는 않지만, 외국 나와서 매장 있는 거 보면 눈길이 가긴 하네요.
드디어 로투스 매장으로 들어갑니다.
12월 초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 몰이가 한창이네요.
태국 와서 그동안 귤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드디어 여기서 한 묶음 사 봅니다.
쌩쏨 큰 병을 이렇게 묶어서 파네요.
하지만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너무 많고, 무거우니까요.
열대 국가답게(?), 과일 주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종류들이 꽤 있네요. (취향 차이도 있겠지만요.)
아내는 동전 세탁소에서 쓸만한 작은 세제 묶음을 찾는 중입니다.
우리가 주의력이 부족한 것인지 못 찾았습니다.
천장 곳곳에 달린 크리스마스 장식들.
마트 내부가 굉장히 넓어서 이렇게 자전거까지도 많이 진열해 놓았습니다.
가전 구역에 가니 이렇게 냉장고가 있는데, 태국인들이 집에서 뭘 많이 해 먹지 않는다고 하니 크기가 큰 양문형 냉장고(물론 이게 비싸기도 하지만)에 대한 수요가 없나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쓰던 세탁+탈수가 분리되어 있는 세탁기.
오른쪽에 붙은 탈수기를 짤순이(특정 제조사의 제품이 대명사가 된 것)라고 부르곤 했죠.
TV 구역에는 LG와 삼성 모두 있었는데, 75"에 이르는 큰 크기의 TV도 전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OLED 같은 비싼 모델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겠죠.
온갖 생활 잡화를 다 판다는 MR D.I.Y에 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수집용 루돌프 양말이네요.
나도 하나 사서 걸어 놓으면 잘 때 아내가 선물을 담아 주겠죠?
온갖 공구들이 즐비합니다. 공구를 살 일은 없긴 한데...
한 달 살이 숙소를 구하고 나서, 곧바로 여기에 와야 했습니다. 우리가 찾던 짧은 방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딱 여기 있었네요. 오토바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싼티탐 골목에 있는 20밧 상점 가지 말고 여기로 오시면 필요한 생활용품 다 살 수 있습니다.
일본 제품 주제에 한글을 써서 한국 제품인 척하는 이 가증스러움.
보통 마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샤워볼도 있습니다.
등 때밀이용 솔도 있네요.
비누 받침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못 사서 물티슈 뚜껑을 쓰고 있어요. ㅎㅎㅎ
안전화 같은 것도 팔고 있네요.
다시 마트 구역으로 나와서 구경을 계속합니다.
여성 미용용품 모델이 예뻐서 한 번 찍어 봤어요.
집은 물건이 몇 안 되어 계산대에 가서 후딱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한 번 가 봤다고 익숙해진 풍노이 제과 간판. 여기서 또 만나네요.
음료를 싸게 파는 곳이 있었는데...? 하며 잠시 방황합니다.
입구에 있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통로에 있는 가게였네요.
바나나 밀크 티를 한 잔 마시기로 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 궁금했거든요. 말 그대로 바나나 맛!
점심을 먹으러 좀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카놈찐, 치킨 카오쏘이, 포크 카오쏘이 딱 세 가지 음식만 파는 곳입니다.
아내는 카놈찐을 주문했습니다.
흡사 꽁치 김치찌개 같은 맛이었고요. 신맛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내는 선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탱글 하니 맛있다고 하네요.
저는 치킨 카오쏘이를 주문했습니다.
커리 향이 굉장히 진하고, 닭고기도 담백하여 맛있었습니다. 사장님이 조리 전에 고수를 넣을까 말까 물어보셨는데, 넣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 것 치고는 국물에서 고수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어요. 치앙마이에 와서 카오쏘이를 대여섯 번 정도 먹은 것 같은데, 여기서 먹은 게 제일 맛있었습니다.
양배추를 채 썰어 놓은 것과 배추절임, 라임 등이 나왔습니다.
배추절임은 마치 단무지 같은 식감과 맛이었어요. ㅎㅎ
라임은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지만, 오늘은 일부러 신 맛을 내서 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이동해서 한 카페에 왔습니다.
호텔 옆에 딸린 카페인데요. 에어컨이 시원해서 좋았어요.
저는 Es Yen을 주문했습니다.
마시면서 생각해 보니 달지 않은 카페 모카와 굉장히 비슷한 맛이네요.
아내는 깔끔한 걸 마시고 싶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탄맛이 없이 깔끔한 맛이라서 좋았습니다.
로투스에서 산 과자를 하나 까먹어 봅니다. 버터맛이 희미하게 나는 작은 과자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강행군을 한 탓에 오후가 되자 퍼져버린 남편.
그리고 정 줄 놓은 배...
화장실에 가며 호텔에서 꾸며 놓은 정원 구경을 합니다.
이렇게 돼지들이 해맑게 웃고 있네요.
화장실 가는 길목에 있는, 연못 속 정자.
정원 주변은 모두 한 호텔에 속한 객실들입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쇼핑한 것들을 내려놓았습니다.
귤, 시리얼, 김과자, 식빵, 팩 주스, 컵라면을 샀군요.
저녁때가 되어 잠시 마야몰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지하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올라왔습니다.
마야몰 입구 쪽에 크리스마스트리와 쿠키 인형이 귀엽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분수에 조명을 쏴서 색이 예쁘게 변하고 있네요.
이럴 때는 기념사진을 찍어야죠.
항상 사람이 많은 사거리입니다.
플레이웍스라는 한 점포에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다양한 그림, 사진, 엽서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머니, 열쇠고리, 배지(휘장)가 걸려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니 한쪽은 파타고니아 브랜드 의류를 선별해 모아서 팔고 있습니다.
비싸기로 유명한데, 치앙마이 시민들이 이걸 사긴 할까요? 관광객 대상이겠죠?
다른 쪽엔 각종 잡화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구경 잘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건너편에 본 마야몰.
하도 많이 봐서 사진을 그만 찍을 법도 한데, 시간과 각도가 매번 달라서 잊게 됩니다.
일본 자본이 지배를 하는 공간인가 봅니다.
간판이며 파는 것들이... 그래서 별 매력을 못 느꼈습니다.
다시 마야몰 쪽으로 건너왔습니다.
우리가 한국에 돌아갈 때 즈음이면 크리스마스가 지났을 테니, 여기서라도 분위기 많이 느끼고 가야겠습니다.
마야몰 식당가에서 한식 주꾸미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보기에는 솔방울 썰기한 오징어처럼 보이는데?
지난번에 비빔밥에 굉장히 크게 실망했는데, 오늘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였다면 아주 매콤하게 양념해서 내놨을 텐데, 이곳은 약간 간장양념 쪽에 가깝고, 조금 답니다. 감칠맛이 없지는 않은데, 한식이 그리워서 찾아 먹을 맛으로는 많이 모자라네요.
아내는 실패가 없는 맛, 김치볶음밥을 골랐습니다.
이 쪽은 그래도 신김치 느낌이라도 있어서 90% 정도는 성공입니다. 세 번째 먹고 있는데 물리지 않아요.
숙소에 돌아와 마트에서 산 귤을 까먹었습니다. 태국에는 귤이 안 나는지...? 호주산이네요. 우리나라 품종과 다르게 약간 오렌지 향에 가까운 귤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귤 맛을 보니 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