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아침을 숙소 밖에서 먹으러 문을 열고 나서는데, 이렇게 작은 도마뱀이 문 앞 복도에 있네요. 손으로 건드리려고 하니 잽싸게 도망쳤습니다.
무삥이라고 하는 돼지고기 꼬치구이가 저렴하고 맛있다는 집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우리는 너무 늦었나 봅니다. 매장 한쪽에 앉아 계신 태국인 한 분이 저거 다 예약된 거라고, 줄 서 있는 사람들 거라고 합니다. 고기를 굽고 있는 사장님/아주머니도 그런 비슷한 투의 말을 하여 우리는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대안으로 찾아간 곳입니다. 치앙마이 어디든 그렇지만, 싼티탐 지역에는 골목마다 식당이며 커피, 노점들이 많아서 먹을 거 찾아 헤맬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는 새우 볶음밥, 팟타이, 공심채 볶음을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먼저 나온 팟타이. 그다지 달지 않고, 약간의 신맛이 있어서 먹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고춧가루를 조금 뿌리면 딱 좋을 느낌이었습니다.
새우 볶음밥은 다 아는 그런 맛이었고요.
약간 싱거운 듯 느껴졌어요.
공심채 볶음은 약간 매워서 볶음밥, 팟타이랑 먹기에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저렴한 스무디 가게를 찾아왔습니다.
주문하고 의자에 앉는데, 가게에서 기르는 냥이인 듯 보이는 녀석이, 이렇게 그늘로 자리를 찾아 들어옵니다. 고양이들 여름에 시원한 자리 귀신같이 찾죠.
코코넛 밀크 스무디와, 풋사과 스무디를 주문했습니다. 코코넛 밀크 스무디는 약간 두유 비슷한 맛이 났고요. 풋사과는 말 그대로 풋사과 맛이 나고, 다 먹어갈수록 과육 건더기가 뭉쳐진 게 남아서 텁텁해졌습니다.
다른 골목길에 있는 한 빵집을 찾아갑니다.
아침에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시각이라 빵이 많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빈자리도 제법 보이죠?
적당히 맛있어 보이는 빵 3개를 집어 들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용물이 보이게 찍었어야지 이게 뭐람 ㄷ ㄷ ㄷ
사 온 빵을 점심으로 먹고, 오후에는 헬스장에서 뜀박질하다 수영으로 넘어와 30분 정도 수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
다섯 시 조금 넘어서 저녁을 일찌감치 먹으러 왔습니다.
지난번에 온 적 있는 찜쭘 가게인데요.
문제의 콜라.
처음에 주문서를 잘 못 적어낸 바람에 약간의 정정을 요청했는데요.
물 큰 거(오타) -> 콜라 큰 거(수정) -> 콜라 작은 거(최종)로 변경하기까지 무척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종업원들은 각자 자기가 주문받은 거 말고는 다른 내용을 전혀 몰라서(아니면 신경 쓰려고 하지 않는 것일지도), 주문서 - POS기기 간의 내용 변경이나 정정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 실수인 것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는데도 뒤끝이 대단하더군요. 마지막에 요청한 콜라 작은 건 온 데 간데없고 녹차가 나와 버렸거든요. 이것이 그들의 '끄랭짜이'를 건드린 대가인 것인가...?
태국, 치앙마이가 저임금 노동이 바탕이 되어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종업원들의 스트레스(특히 관광객이 많을 경우 자국문화와 언어에 미숙한 이들을 겪는데서 오는)가 크리라고 추측은 하지만... 뜯지도 않은 음료수 바꿔 주는 게 그렇게 감정까지 담아서 처리해야 할 일인가? 싶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끄렁 매 카 시장에 왔습니다.
좁고 긴 하천 옆에 이렇게 노점들이 즐비합니다.
아내는 실크 스카프(비단 목도리)를 하나 산다고 보일 때마다 집어 들었다 놓았다 하는데...
결국 오늘도 결정을 못 내리네요.
강 가운데에 이렇게 연등을 띄워 놓아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한 모습입니다.
한 꼬마와 어울려 놀던, 밝은 색 털을 가진 냥이.
순해서 저도 잠시 어울려 놀았습니다.
간판 그림이 귀여워서 잠시 찍어 보았습니다. (어머 이건 마셔야 해~)
예전에 방콕에 갔을 때, 시장에서 가족들이랑 사 먹었던 저렴이 아이스 바.
아내는 이제 먹고 싶지 않대요.
다양한 장신구와 잡화들을 늘어놓은 한 노점. 저렇게 놓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을까요? 손님들이 많고 물건도 많이 팔리면 보람찰 텐데... 안 사는 제가 할 말은 못 되네요.
한 골목에서 코코넛 냄새가 나서 발길을 잠시 멈췄습니다.
카놈 크록. 코코넛 풀빵입니다.
그냥 붕어빵의 붕어빵 반죽 같은, 그런 맛이에요. 코코넛 향이 아주 조금 나고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도전해 본 거죠.
길을 돌아 반대편을 걷고 있는데, 새끼와 어미로 보이는 녀석이 잠시 대치하더니... 덩치가 작은 녀석이 물러납니다.
와... 이 쪽도 물건 진열하려고 애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쓰기에는 너무도 태국색이 강렬해서 망설여지는 물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해맑게 헥헥거리는 멍멍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노점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긴 하네요.
강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갬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있길래 우리도 한 장 남겼습니다.
한국 술로 위장한 태국 술을 파는 가게.
끄렁 매 카를 벗어나 구도심 중앙의 일요 시장에 왔습니다.
이펭 축제가 끝나서 사람이 좀 빠진 줄 알았더니 여전히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뜨거운 유리를 입으로 불어 성형하는 걸 보니 신기합니다.
날이 덥고 사람 많은 곳에 있다 보니 지쳐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시원한 얼음맥주와 유사 감자칩 과자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