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여행을 준비하며 신경쓰이거나 걱정했던 것들이 약간 있었습니다.
1. 모기(전염병), 상수도 수질에 대한 우려
2. 비행기 도착 시각(새벽)의 애매함, 귀국 편 선택의 고민
3. 방콕 시내 이동시 택시 or 그랩
4. 음식이 입에 잘 맞을까?
5. 도시 환경은 어떨까?
여행을 준비하면 항상 상비약을 챙기는데, 이번엔 모기 기피제와 바르는 모기약을 추가했습니다. 사실 이런 약들이 전염병에 대한 예방이나 치료를 해 준다고 하긴 어렵고 심리적인 방어 기제에 따른 준비물인 거죠. 열이 나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병 증상이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현지의 병원에 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러려고 여행자 보험을 드는 거니까요. 다행히 이번 여행 동안, 모기에 물리거나 한 기억이 없습니다. 모기 기피제를 두어번 사용한 것 같기는 한데, 방콕 시내나 아유타야를 다녀올 때 귀에 모기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네요.
상수도 수질은 인터넷의 태국 여행 후기 여기저기서 본 바 대로, 역시 좋지 않았습니다. 필터를 장착할 수 있는 샤워기를 준비해 간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요. 싼 호텔, 비싼 호텔을 가리지 않고 상수도 수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물을 만져보면 어딘가 미끌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이대로는 절대 샤워를 하지는 못하겠구나 하는 느낌? 손 씻는 정도야 비누를 쓰고 수건으로 잘 닦으면 되지만, 몸을 씻는 건 다른 이야기니까요.
인천에서 방콕 수완나품으로 가는 티웨이 TW101 의 연착이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TW101 편을 일본 항로에도 사용하고, 이 비행기가 우리나라에 돌아와야만 방콕으로 출발할 수 있는 구조라서, 연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대책이 절실합니다. 덕분에 방콕 현지에 예약해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못하고 돈만 날리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새벽 1시 비행기와 오후 4시 비행기가 있었는데 둘 다 일장일단이 있었습니다.
새벽 비행기의 장점은 귀국 후 정리하고 쉴 시간이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전날 오후에 체크인을 마치고 공항에 오랜 시간동안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비행기 시간을 앞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났죠.
오후 비행기의 장점은 숙소의 체크아웃 시간과 딱 맞게 물려서 이동하기 편한 일정이라는 점, 단점은 귀국 시각이 자정이 다 되는 시각이라 집에 돌아오고 나서 잠을 몇시간 못 자고 출근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결국 숙소에서 느긋하게 준비하고 이동할 수 있는 오후 4시의 에어아시아 XJ702 편을 선택했습니다. 어차피 기내식도 안 나오는 저가항공이니 비행기 안에서 조금이라도 자 두는 편이 귀국해서의 피로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성인 4인 여행이다 보니, 방콕에서의 이동은 어지간하면 차량을 통해 하게 됩니다. 처음엔 주로 편의성 때문에 그랩 카를 이용하다가,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 및 지역에서는 택시를 잡아서 미터기를 누르고 이동하는 식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다시 그랩을 이용했구요.
그랩의 장점은 호출 시점에서 요금이 확정된 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흥정을 하거나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일반 택시를 타고 정직하게 미터기를 눌러 이동했을 때보다 20바트 정도 더 나오는 요금은 감수해야 합니다. 일요일 저녁 시간 대에 외곽(모칫 역 같은 곳)에서는 그랩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일반 택시를 이용하려다가 불쾌한 경험을 두 번 정도 한 적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호텔에서 일반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려 했을 때 기사가 처음부터 터무니 없는 요금을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미터기를 누르고 가자고 하는데 계속 300바트, 200바트를 부르며 고정 요금 흥정을 하길래,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차한 적이 있어요. 결국 그랩 택시를 불러서 145바트 요금으로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도 비슷한 유형입니다. 하필 이동하려는 시간대가 저녁 퇴근 시간이 걸려서 도로가 굉장히 혼잡한 상황이었습니다. 가려는 거리가 약 1.5km 정도라서 걷기는 애매해서 지나가던 일반 택시를 잡았는데... 이 아저씨도 150바트 고정 요금을 말하길래, 바득바득 미터기 누르고 가자고 해서 승차하고 간 적이 있습니다. 차가 너무 많이 막혀서 목적지까지 한 150미터 정도 남겨두고 요금 87바트 지불하고 내려서 걸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돈으로 계산하면 태국 택시비는 비싼 편은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성인 4명이 버스나 지하철/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시간이나 비용 모든 면에서 싸게 먹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양심 없는 택시 기사들의 태도 때문에 미터 택시 아니면 그랩을 이용하게 됩니다.
음식은 생각보다 입에 잘 맞았습니다. 향이 강한 똠 얌 같은 것을 빼면,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베트남 여행 때 고수를 충분히 경험해서 그런지, 태국 음식 역시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다양한 노점 음식들을 여러가지 많이 먹어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진 보면 이것저것 막 먹은 것 같지만, 사진으로 찍지 못한 수많은 것들이........
여행 오기 전 먹어봐야지- 하고 미리 검색해 둔 것들은 많았는데, 막상 실제로 먹어 본 것들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아침밥은 여행객 구성상 호텔에서 100% 해결했기 때문에 그만큼 거리에 나가 먹을 기회가 줄어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가려고 계획했었던 담넌사두억 수산시장과 위험한 기찻길 시장은 국내에서 예약 시도를 너무 늦게 한 바람에 상품들이 죄다 마감되어서 아예 빼 버렸네요. 현지의 호텔에서도 패키지 상품이 있긴 했는데, 국내의 가격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비싸고 해서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못 가 본 곳 중 하나인 왓 아룬 사원도 생각나네요. 이곳의 야경이 꽤 근사하다고 하는데 많이 아쉬워요.
방콕의 길거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정말 깨끗하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쓰레기를 거의 찾기가 힘들었어요. 제 마음 속에 태국이라는 국가, 즉 동남아의 국가와 도시에 대한 선입견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 동네 길거리가 훨씬 더 더러운데... 방콕, 아유타야 오가는 동안 어딜 가나 깨끗했습니다. 정말...
해외 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우리에게, 이 다음 여행을 다시 태국으로 잡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한정된 시간과 비용이라면 되도록 매번 다른 나라/도시를 가는 것이 한 줌의 경험이라도 늘려 주는 것이니까요. (다음 여행은 대만으로 생각중이에요.)
그래도 언젠가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나라가 태국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그것만으로도 다시 갈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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