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1박을 하고, 방콕에서의 첫 아침을 맞았습니다. 숙소에서 가까운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9시부터라고 했지만, 주인께 물어보니 조금 일찍 들어가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돼지고기로 만든 완자와 숙주가 들어간 국수였는데요. 넓적면, 소면, 가는 면, 계란면 등을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넓적면을 골랐습니다. 국물이 깔끔하고 돼지고기의 감칠맛이 느껴지는 괜찮은 식사였습니다. 일행들도 모두 마음에 들어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볼트 택시를 잡아타고 간 곳은 딸랏 너이입니다.
숙소에서 가깝기도 하고, 태국의 현지인들이 사는 골목을 구경하고 싶었습니다.
그 유명한 폐차 앞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예전에는 문을 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철사로 모두 걸어 잠가 놔서 차 안에 탈 수는 없습니다.
딸랏 너이가 구경하기 좋은 곳인 이유는, 이렇게 벽화가 곳곳에 그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고흐와 동남아의 만남?
걷는 중에 잠시 비가 왔는데, 차량의 범퍼 밑에 카오스냥이 비를 피하고 있네요.
딸랏 너이 골목에서 대로변으로 나오면, 이렇게 범블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왔을 때는 주방기구로 만든 용이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바꿔서 전시를 하나 봐요.
딸랏 너이를 좀 느긋하게 구경하려고 했는데,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일정을 잠시 바꿔서 아마존 카페를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있었어요.
뜨거운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타이 커피(에스 옌)를 주문했어요.
다 함께 인증샷!
비가 그칠 때까지 카페에서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다 나왔습니다.
태국은 길냥이들의 천국이죠.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누워있는 녀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사판 탁신(Saphan Taksin) 역 근처까지 걸어서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길가의 테이블에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점심 식사는 족발조림입니다. 밥을 넓은 접시에 내어 줘서 족발을 떠서 얹거나 비벼 먹으면 됩니다. 느끼할 수 있으니 함께 나오는 우거지, 마늘, 고추 등을 함께 먹어도 괜찮습니다.
국물이 적당하게 간이 잘 되어 있고(단맛, 짠맛, 감칠맛 등), 족발이 굉장히 부드럽고 분리가 잘 되어 먹기가 좋았습니다. 단 맛이 강하지 않아서 특히 더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길 건너에 있는 병원 상가에서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사판 탁신 역으로 향하는 길에서 본 로빈슨 백화점(방락점). 2년 전에 아내와 여기서 쇼핑, 구경을 하고 커피도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배를 타러 사톤 피어로 가는 길. 태국 배달 앱의 한 축인 라인맨. 줄줄이 늘어선 오토바이가 재미있습니다.
사람들 없을 때 고가 밑을 걸어가며 단체사진 한 방.
사톤 피어에 도착했습니다.
매표소에서 아이콘 시암에 가는 표를 사려고 물어봤는데, 파는 곳이 따로 있다네요?
이렇게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무료였는데, 이제는 인당 8밧씩 받습니다.
배가 도착하고, 올라탑니다. 약 5분 정도를 대기하다가 강 건너에 있는 아이콘 시암으로 떠납니다.
아이콘 시암 도착! 방콕에 있는 수많은 쇼핑몰, 백화점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요?
G층에 있는 쑥 시암(Sook Siam).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활발한 느낌입니다. 점포의 밀도도 엄청 높아졌고,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태국 남부의 수산시장을 축소시켜 놓은 모양인데, 가격은 바깥보다 비싸지만, 여기는 시원하고 동선이 복잡하지 않으며 결제가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의 다음 글에 담넌사두억 수산시장에 대한 글이 올라올 텐데 그거랑 비교해서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각종 먹거리들이 즐비합니다. 바깥보다는 비싸지만 여기는 백화점이고 에어컨도 시원하니까...
일행들과 함께 바나나 튀김을 사 먹기로 합니다.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먹거리잖아요?
점심을 이미 먹었고, 앞으로도 자잘하게 구경하면서 먹을 게 많으니 조금만 사서 나눠 먹었습니다. 먹은 후기는 담백한 고구마튀김과 비슷한 느낌, 맛있다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도전한 것은 바로 두리안입니다. 지난 치앙마이 여행 때도 막연히 겁이 나서 먹지 않았던 두리안. 이제 KOTH 회원들과 함께 먹어 봅니다.
소감은? 냄새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데? 였습니다. 이 두리안이 비싼 것이라서 그런지 향도 나쁜 쪽으로 독하지 않았고 맛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하시는 회장님. 첫 여행지 태국에서 좋은 추억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일행들에게 다른 곳을 구경하라 일러두고, 저는 나라야 매장에 왔습니다. 아내의 부탁으로 살 것도 있고 해서요.
크기를 재 달래서 제 손을 대고 사진을 찍어 아내에게 보냅니다.
이건 아까 것보다 좀 더 큰 가방인데 이걸 샀습니다. 그 외에 몇 가지 더, 제 것도 포함해서 쇼핑을 마쳤습니다. 35% 할인 판매 중이라서 부담 없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수 있었습니다.
2층에서 만난 회원들. 사치스러운(?) 기념사진을 하나 만들어 주었네요.
아이콘 시암을 떠나기 전, 한 회원님이 먹고 싶어 하던 코코넛 음료를 샀습니다. 제가 구매 전 주의사항(차갑지 않으면 맛이 없다. 스무디가 더 나을 수 있다.)을 전달했지만 그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었대요. 냉장고에 들어 있던 걸 잘라서 줬지만,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망고도 한 팩 사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완숙 망고지만 그렇게 달지 않고, 과육에 실이 많은 그런 망고였어요. 밖에서 사 먹었어도 이것보다 맛있는 망고는 많았을 텐데... 하지만 여기는 아이콘 시암이니까요.
아이콘 시암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배표를 사러 왔습니다. 왓 아룬 행이고, 인당 40밧입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 저 멀리 건물에 현 태국 왕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게 보입니다.
N8(W*) 지점. 왓 아룬 행 표.
일행 셋이 나란히 앉아 짜오프라야 강의 흙탕물을 바라봅니다.
왓 아룬 도착. 코로나 전 100밧이었던 입장료는 200밧으로 무려 100% 올랐습니다. 그래도 처음 와 본 이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볼거리가 되니 들어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념사진도 남겨야죠. 아이폰의 역광 사진이 뭔가 합성한 것처럼 굉장히 어색하게 찍힙니다.
왓 아룬의 탑에서 한참 동안 기념사진을 찍고, 아래로 내려와 에어컨이 나오는 공간에서 또 한참을 구경하며 쉬었습니다.
나가는 길에 보니 이렇게 나뭇잎을 잘라 뭔가를 만들고 있네요. 사원에서 행사를 진행 중인 걸로 보이는데, 거기에 쓸 물건 같았습니다.
왓 아룬에서 다시 강을 건너, 왓 포 쪽으로 왔습니다. 선착장에서 왓 아룬의 거대한 탑이 좋은 배경이 되어 기념사진 찍기에 좋았습니다.
한참 걸으며 구경했더니 목도 마르고 더위도 식히고 싶었습니다. 근처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아 스무디를 마셨습니다. 땡모빤(수박)은 평범했고, 오렌지는 향이 약했습니다. 망고는 풋내가 약간 나는 정도였습니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매장에는 에어컨이 없이 선풍기만 틀어서 손님들이 오래 앉아 있기는 힘들었습니다.
애초의 계획은 왓 아룬이 보이는 강변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것이었는데요. 예약이 다 차서인지 국내에서든 이곳에서든 예약 사이트를 통한 예약이 불가했습니다. 개점 시간에 맞추어 한 점포에 찾아가서 물어보니, 1인당 1000밧 이상의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공간도 아니고 옥상에 노출된 공간에서 먹어야 한다고.
너무 비싸기도 했고, 야경에 대한 욕구가 사그라들어서 이렇게 골목에 비친 왓 아룬의 탑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길가에서 회원들이 잠시 멈춰 무언가를 한참 구경하길래 봤더니 코끼리 바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100밧으로 아주 평범하고 표준적이었습니다. 만약 120이나 150이라 적혀 있었다면 사지 말라고 했을 텐데, 저 가격이면 어디서나 같으니 사고 싶으면 사라고 했습니다.
더 걷기는 힘들어서, 숙소까지는 택시를 타고 돌아갔습니다. 숙소에서 씻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숙소에서 나와 저녁을 먹으러 이동 중에 기념사진 한 장. 저 멀리 보이는 건 쑤탓 사원입니다. 아내와 둘이서만 왔다면 한 번쯤은 구경하러 갔겠지만, 3박 4일의 짧은 일정에 단체 여행에서는 크고 굵은 것만 경험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저녁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팟타이를 파는 곳입니다.
이렇게 입구에 귀여운 털북숭이 강아지가 엎드려서 손님을 맞아 주네요.
회장님은 새우 팟타이를 골랐습니다.
다른 두 회원은 튀긴 면이 들어간 팟타이를 주문했어요.
저는 통풍에 대비해 채소 팟타이를 주문했습니다.
튀긴 면 팟타이를 먹는 방법을 직원이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팟타이들 모두 그렇게 달지 않고 적당한 신 맛과 감칠맛, 재료들의 식감과 맛이 살아 있어 맛있었습니다.
카오산 로드 쪽으로 가는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상가 건물의 처마 밑에서 약 10분 정도 비를 피했습니다. 다행히 그 후로 내리지 않아 걸어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카오산 로드는 코로나 시절에 여느 상가들이 그랬듯 침체기를 겪었다가 다시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코로나 전보다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마사지 샵을 지나는데 직원들이 호객행위를 하며 하는 말에 깜짝 놀라 웃고 말았습니다. '마사지 존X 잘해~' 이러면서 우릴 부르는데 참... ㅎㅎㅎ
시끄러운 카오산 로드를 지나 람부뜨리 로드, 그리고 그 연장선인 길건너까지 왔습니다.
예전에 로띠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일행과 함께 온 것인데... 예전에 하시던 아저씨는 없고, 아주머니 한 분이 팔고 있네요. 그런데 손이 너무 느리더라고요.
로띠는 바삭해야 맛있는데... 기술이 부족하니 센 불로 빨리 만들지 못하고, 손이 느리니 반죽에 기름이 배어서 전반적으로 별로였습니다. 로띠에 무슨 특별한 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람부뜨리 로드에 있는 맥도날드. 다시 문을 열어서 반갑습니다. 명물 앞에서 자세를 취하며 기념사진 찰칵!
함께 먹을 메뉴는 파인애플 파이를 골랐습니다. 저는 개별 메뉴를 소프트 콘을 골랐습니다.
일행 중 두 분은 딸기맛 환타를 골랐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회장님은 제로 콜라 작은 걸 골랐는데, 많이 드시질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먹어 보는 파인애플 파이입니다. 전에 왔을 때는 애플파이였나 콘 파이였나... 아무튼 태국에서만 파는 메뉴였고 이번에도 그래서 꼭 먹고 싶었어요.
저는 맛있다고 느꼈는데, 다른 일행에게는 뜨겁게 익은 파인애플이 좋은 맛과 식감은 아니었나 봐요. ㅎㅎ
이렇게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 쉬었습니다. 방콕의 첫날, 정말 덥고도 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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