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삼일절(금)부터 시작된 3일간의 연휴가 끝나는 3월 3일(일) 아침에 시작한 일정입니다. 개학 시즌이기도 하고, 겨울의 끝자락이면서 봄은 아닌 그런 애매한 비수기를 일부러 골라 잡았습니다. 직장을 쉬는 중인 우리에게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모처럼 간 제주도에서 관광지나 숲, 카페 등을 가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이를 위해 제주 투어 패스를 결제했습니다. 제주 투어 패스는 비시즌, 혹은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의 유입이 적은 곳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장소를 알릴 수 있고, 점포/시설이 유지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제주도를 많이 가 보신 분들이라도 안 가 봤던 곳을 찾을 수 있고, 더 알뜰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렌터카는 자주 이용하던 업체를 골랐으며, 비수기인지라 요금이 저렴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저렴한 모델을 찾아서 예약했습니다. LPG 차량에 대한 선입견이나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승차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단기 여행이기도 하고, 비용 절감에 주안을 둬서 견딜만했습니다.
숙박업소 선택은 아내의 고심이 가장 많이 들어간 부분인데, 예전에 가 봤던 곳이지만 오랫동안 간 적이 없는 초롱민박, 처음 가 보는 은빌레 펜션, 중문오름 펜션 등은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현장에서 확인한 상태는 다들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서귀포 케니는 가 본 적이 있는 곳이고, 좁은 객실이지만 역시 깨끗했고, 잠만 자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불만이 없었습니다. 중문오름 펜션은 WIFI 속도가 느린 것이 약간의 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며 제주도(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는 건설을 통한 투기 바람, 중국 자본의 유입, 저금리로 인한 인플레가 지속되었습니다. 현재는 그것들이 다 빠져나가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물가는 높아졌는데, 유입되는 관광객은 현저히 줄었습니다. 한 예로, 우리가 좋아하는 한 국밥집의 국밥 가격이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아 9천 원 -> 1만 1천 원이 되었다(22% 상승)는 것만 보아도, 물가 상승이 얼마나 가파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난개발이 이루어지던 건설 현장은 중단된 곳들이 많고, 호황인 줄 착각하고 빚을 내어 뛰어든 사업장 중 일부는 문을 닫은 곳들도 있습니다. 여행/관광이라는 산업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안정되어 있고 재정에 여유가 있을 때 유지됩니다. 제주도가 다시 예전처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려면, 물가가 안정되고, 개인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겠죠.
짠내 나는 여행을 하지 않아도 좋을 시기가 한시라도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