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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23년 9월 베트남 달랏

2023/09/08~12 베트남 달랏 4박 5일 여행 비용 정리/요약

by LarsUlrich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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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8일~12일 일정으로 다녀온 베트남 달랏 여행의 총경비입니다.

 

1. 항공기 요금

달랏의 9월은 아직 우기로, 비수기에 속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항공기 요금이 저렴했습니다. 우리가 운이 좋았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항공기 편성이 축소되고 운임이 오르기 직전에 예약했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매일 운항하던 것에서 9월 둘째 주부터 주 4일로 운항 횟수가 줄고, 운임 또한 올랐습니다.

 

심지어 승객들이 많지 않을 때 부리는 약간의 꼼수인 눕코노미(3 연석 구조가 많은데 승객이 없을 경우 누워서 가는 것을 뜻함)도 하지 못하도록 빈자리에 테이프를 둘러치고 한 자리 당 8천 원씩인가... 를 받고 판매한다고 합니다. 물론 내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자리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또 빈자리(특히 이코노미인 경우)인 채로 이륙한 뒤에 남는 자리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국내 항공사에서는 보기 드문 일인지라... ㅎㅎ

 

저 표값도 우리 기준에서 일주일만 더 일찍 예약했더라면 5% 정도는 아낄 수 있었던 비용입니다. 표 가격이 두 번에 걸쳐 올랐는데 우리는 임박하면 더 싸지겠지, 이런 생각으로 기다리다 한 번 오른 가격일 때 예약했거든요. 참고로 비엣젯 항공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려고 할 때는 VND(베트남 동)으로 결제하는 것이 가장 저렴합니다.

 

달랏행 비행기는 국내 출발, 현지 귀국 시각이 온전히 달랏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초점이 맞춰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공항에 오갈 때에는 불편한 시간대입니다. 출국 시에는 한참 전에 가서 새벽까지 기다려야 하고, 귀국 시에는 날이 샐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죠. 이 시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저렴한 베트남 여행의 취지에 맞게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항철도로 도심까지 왕복하는 비용은 1만 원도 안 되니까요.) 물론 택시를 이용하면 시간에 상관이 없겠지만, 그럴 경우는 그냥 자차를 이용해서 공항 주차장에 세워 두는 것이 더 편하고 비용상으로도 이득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차를 이용했습니다.

 

2. 환전

200달러 정도를 준비해서 현지에서 환전하여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베트남 돈이 아예 없다면 공항에서 한 번은 환전을 해야 하기에 최소 금액인 100달러만 환전하고, 그 뒤부터는 트래블월렛 카드에 충전하여 ATM에서 인출하는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공항 환전소는 환율이 나빴고, 달랏 시내에서 환전소를 찾아다니는 것은 번거로운 일입니다. 게다가 공항에서 환전하는 비용은 시내까지 가기 위한 택시 비용뿐이므로, 동일하게 나쁜 환율이라면 국내에서 딱 그 택시 비용만큼만 환전해서 준비해도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트래블월렛 카드로 충전해 놓고 (제휴된 특정 은행의) ATM에서 인출하면 환차손/수수료 없이 사용이 가능하니까요. 우리는 200달러를 준비했지만, 100달러는 사용하지 않고 여행이 끝난 뒤 다시 국내은행에서 환전입금했습니다.

 

3. 숙박

첫 2박은 비교적 시장 접근이 쉬우면서도 조금은 변두리 느낌이 있는 곳을 선택했습니다. 달랏 숙소에 대한 악평들(특히 소음)이 많았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감안하면서 '저렴한' 숙소를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저가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었기 때문에 우기의 날씨에 묵기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달랏이 사시사철 선선한 날씨라고는 해도 비가 오는 날의 꿉꿉함까지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다음 2박은 비교적 큰 규모의 호텔을 선택했습니다. 이 때는 이미 바이크를 한 번 빌려서 탄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보다는 편의성/안락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에어컨이 있고, 조용한 객실에, 조식까지 있는 곳.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한 곳입니다. 우기에 달랏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에어컨 있는 숙소 꼭 가시기를 바랍니다.

 

4. 교통

도착한 첫날은 물가 체험과 비행의 피로도를 감안해서 택시/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15만 5천 동, 마지막날 숙소에서 공항까지 21만 5천 동, 시내에서 여기저기 타고 다닌 그랩 택시비와 버스비 41만 4천 동, 바이크 렌탈 30만 동+주유비 11만 6천 동까지. 총 120만 동, 약 6만 6천666원 들었습니다. 가장 합리적인 것은 바이크 렌탈인데, 날씨가 변화무쌍한 달랏에서는 우의를 준비해서 수시로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숙소를 이동하거나 (캐리어가 여럿일 경우), 혹은 장을 많이 보거나 했을 경우는 택시를 타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고요. 우리는 그런 부분을 감안하여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날 하루만 풀로 바이크를 이용했습니다. 꾸란 마을 갈 때, 싼마이 갈 때 각각 하루 씩 렌탈하여 여기저기 편하게 다녔습니다. 택시를 이용할 때보다 체감상 2/3 정도의 비용 느낌입니다. 택시를 탈 때는 느낄 수 없는 주변 경관 관람이나, 잠시 원하는 곳에서 멈춰 쉬는 등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바이크를 탈 때 유의할 점이라면, 급가속/감속을 하지 않고 주변을 잘 살피며 다니는 것입니다. 달랏 역시 다른 베트남 지역과 다르지 않게 바이크 운전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주시하며 방향과 속도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합류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의 습관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 흐름에 잘 맞추기만 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바이크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5. 현지 사용 비용

순수하게 현지에서 사용한 비용은 약 56만 원 정도인데, 여기서 쇼핑(우리나라로 가져오기 위해 별도로 구매한 것) 금액이 14만 원, 교통비(택시, 바이크 렌탈, 주유)가 약 6만 7천 원, 각종 액티비티 이용료/시설 입장료/주차요금 등이 13만 원 정도입니다.

 

그 외의 비용이 23만 원 정도인데, 식사/커피/음료/아이스크림/빵/과자/과일/맥주/안주등을 먹고 마신 비용입니다. 2명이 5일 동안 먹고 마신 비용치고는 아주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3만 원 / 2인 = 1인당 11.5만 원, 5일로 나누면 1일에 2만 3천 원 이니까요. 전혀 모자람 없이 배부르게 잘 먹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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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비수기에 여행을 많이 했습니다. 달랏의 경우도 마찬가지였고요. 물론 날씨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들, 일정을 다 소화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요? 예를 들자면 탐 찐 커피 체험마을에 버스를 타고 가다 폭우 때문에 중간에 다시 돌아와야 했던 일이라든가... 빗길에 넘어지는 등 약간의 아픔도 겪어야 했지만요. 

 

달랏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대도시(호찌민, 하노이)와 다른 곳입니다. 고지대인 데다 변두리 도시 느낌이고, 사람들도 그만큼 순박하고 정직하며 친근한 느낌도 듭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요.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하노이 보다는 마음이 좀 더 편했습니다. 대부분의 업소에서 팁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우리 역시 팁을 지불한 적이 없습니다. 마사지 샵 같은 곳에서 간혹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명시된 서비스 요금만 지불하였으며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잘 나왔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거의 모든 나라에서 비용이 상승하는, 인플레가 일어났습니다. 베트남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물가의 절반 이하로 느껴지는,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겨우 5일뿐이지만 머무르는 동안 우리나라 음식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베트남 음식은 우리 입에 잘 맞았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색다른 해외여행을 할 계획이 있다면, 베트남 달랏, 한 번쯤 오셔도 좋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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