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것은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공항철도를 타고 시내까지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도 스크린도어(안전문)가 설치되어 있네요.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공항 철도 안에는 승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철도를 이용하기 위한 토큰입니다. 2019년도에 가족들과 여행을 왔을 때는 인원과 짐이 많기도 했고 새벽시간 도착이라 프라이빗 밴 서비스를 조금 비싼 가격이라도 예약해서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공항철도의 종착역인 파야타이(Phayathai)에서 내립니다.
숙소가 있는 온눗(Onnut) 역까지 가는 지상철로 갈아타기 위해서입니다. 늦은 밤이었지만, 숙소까지 탈 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맞은 다음 날 아침. 우리가 묵은 숙소는 Hop Inn onnut station입니다. 묵었던 객실에서 바라본 창 밖 풍경입니다. 구름은 많지만 날씨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짐 정리를 간단히 마치고 아침을 먹으러 나섭니다. 방콕 변두리 골목 느낌 오래간만이네요.
우리가 간 곳은 imsuk이라는 음식점입니다. 오래간만에 태국 음식을 먹을 생각하니 설렌다고 해야 하나... ㅎㅎ
오기 전에 이런저런 후기들에서 주인이나 종업원이 조금 무뚝뚝하다거나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침이니까 간단하게 티와 볶음밥, 팟타이를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이런저런 태국식 소스들.
새우 볶음밥 카오팟꿍. 부담 없이 먹기 좋죠.
그리고 팟타이. 맛이 괜찮았습니다.
계산하고 나갈 적에 주인은 생각보다 친절했습니다. 선입견이었을까요?
버스를 타러 온눗역 근처로 이동했습니다.
구글 지도로 경로 검색을 해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 잡아탄 버스. 에어컨 달린 버스가 따로 있어서 그걸 타려고 기다린 것인데 생각보다 없어서(구글 정보가 잘 못 된 거...)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할 수 없었습니다.
중간에 버스 안내원이 내리라고 해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했습니다. 노선을 물어보니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글 지도 경로를 불신하게 된 계기가 여기서부터입니다.
그렇게 다음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딸랏 너이 북쪽의 한 길가에 내렸습니다. Wat Traimit Withayaram Worawihan이 맞은편에 보입니다.
계속해서 골목길을 걸어 다닙니다. 말레이시아 골목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드디어 딸랏 너이 골목 근처까지 왔습니다.
이렇게 벽화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정확한 위치를 모르더라도 딸랏 너이 골목에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이 약간 중국풍이네요.
방치된 폐차가 유명해진 곳이 되었답니다.
골목골목을 누빕니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듯한 무시무시한 바이크도 볼 수 있어요.
반가운 길냥이랑 인사도 합니다.
벽화는 다양한 주제와 화풍으로 여기저기에 그려져 있습니다.
근엄하신 샴 고양이님.
어메이징 타일랜드!
넘버원 마켓! 태국어 '딸랏'은 시장이라는 뜻, '너이'는 작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딸랏 너이 가즈아!
유명한 폐차를 소재로 사용한 그림도 있군요.
음흉한 표정의 야옹이.
재미있는 벽화들이 정말 많습니다. 체력과 시간의 문제로 많은 골목을 가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어떤 골목에는 사진도 전시해 놓았습니다.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이 있나 봐요. 외국 언니가 해맑게 웃으며 사진 포즈를 취해 주네요. ㅎㅎㅎ
세상 편해 보이는 길냥이들. 너희들이 부럽다.
딸랏 너이 골목 구경을 마치고 수상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중에 시장 골목, 거리에서 본 조형물. 주방용품으로 만든 용(Dragon)이네요.
딸랏 너이 골목의 명소를 소개해 놓은 표지판입니다. 길을 모르더라도 이걸 보면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겠어요.
화장실이 급해서 리버 시티 방콕(River City Bangkok)이라는 쇼핑몰에 들어가서 볼일을 본 뒤, 바로 옆 편의점(세븐 일레븐)에서 음료를 사 마시고 목을 축이며 한동안 쉬었습니다. 딸랏 너이 골목을 걷는 동안 꽤 덥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바로 옆 수상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표를 받아 들고 기다립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Phra Pinklao Bridge입니다.
거기서 내려서 조금 걸어서 방콕 국립 박물관으로 가려고 했어요.
분명 배 타기 전까지는 이렇게 해가 쨍쨍했는데...?
일단 배를 탔습니다. 탔어요.
그런데 점점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출발한 지 얼마 안 지나 비가 미친 듯이 내립니다.
와. 진짜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려요.
이렇게 폭우가 내립니다. 다행히 우산을 챙겨 들고 나서긴 했는데...
언제 그칠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태국 기후상 오래가지 않을 거라 짐작은 해 보지만...
비가 내리면 배 양 옆의 비닐 막을 내려 빗물과 강물이 튀지 않게 막아 줍니다.
그래도 즐거운 관광객들. 코로나로 인해 막힌 세상에 있다 왔으니 얼마나 신나겠어요.
Phra Pinklao Bridge에서 내려 다리를 건넙니다. 그 와중에도 날은 흐리고... 저 앞에 먹구름 밑으로 쏟아지는 물줄기 보이나요?
반대쪽은 또 맑아 보이고...
다리를 다 건너갈 때쯤 다시 미친 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콕 국립 박물관까지는 충분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고가도로 밑 그늘에서 한참 동안 비를 피하며 그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빗속에 강행군을 시도한 저에게 단단히 화가 나서 마음이 상한 상태...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자 서둘러 박물관 쪽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입구에서 경비에게 물어보니 폐관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고 하길래 잠깐이라도 구경하고 싶어서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정말 아쉽게도, 건물 전체를 공사 중이거나 부분 보수 중인 곳들이 많아서 많은 것들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비 맞으며 그 고생을 하고 온 것에 비하면 기운 빠지는 결과죠.
유물 위에서 낮잠 주무시는 길냥이.
이렇게 다시 맑게 갠 날씨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우리나라의 불교와 예술적 교류를 하나 봅니다.
아쉬웠던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Wat Arun입니다. 수상버스를 타고 다시 이동했습니다.
드디어 도착. 인당 100밧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2019년도에 방콕에 있을 때 이미 다른 사원들을 많이 본 상태라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Wat Arun 사원은 와 보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해 질 녘 풍경이 예쁘다고 해서 일부러 시간을 맞춰서 온 것도 있습니다.
탑을 떠 받들고 있는 이의 표정.
태국 불교는 이렇게 탑에 어마어마한 공을 들인 것이 특색입니다.
해 질 녘... 은 아니고 구름 덕분에 비슷한 느낌이 나네요.
사원 곳곳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자세를 잡으며 사진을 찍는데 열심입니다.
한쪽은 뭉게구름이.
다른 쪽은 맑은 하늘이.
거대한 불상을 모신 경내에 들어가 간단히 예불을 올려 봅니다.
외벽 장식에 금칠 정말 좋아하네요.
마지막으로 사원 둘레를 걸으며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길을 지나며 본 왕립 해군 건물.
어리지만 눈매가 똘망똘망한 길냥이. 반가워~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터미널 21 내의 푸드 코트인 피어 21(Pier 21). 3년 전에 왔을 때도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추억을 더듬어 찾아간 곳입니다.
굴전과 팟타이. 굴전은 괜찮았는데 팟타이는 평범했습니다.
쏨땀과 장조림 덮밥. 이 둘은 무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후식으로는 땡모반(수박주스)과 타이티를 주문했습니다.
타이티가 맛은 있었는데 얼음이 많아 양이 성에 안 차서 아이스크림을 더 사 먹었네요.
터미널 21에서 bts 역으로 건너가는 육교 통로에서 본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을 앞두고 있는 이른 시점에서도 분위기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멀리서 번개가 꽈광... 후덜덜...
숙소가 있는 Onnut역 바로 앞에 있는 마트 Lotus's를 둘러보며 장을 간단히 보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12km, 제법 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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