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여행을 그리워하던 아내는 제주도로 떠날 결심을 합니다. 2년 만에 가는 곳이기도 하고, 겨울의 막바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여서, 또 왕복항공권이 저렴한 시기에 맞춰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새벽, 지하철 첫차를 타러 가는 중에 공사 중인 건물의 유리 외벽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아내가 찍었습니다. 캐리어를 가지고 가지 않는 첫 제주 여행이기도 하네요.
이렇게 등에 매는 가방 두 개만 챙겨서 갑니다. 오랫동안 걷는 트래킹용 가방이 아니고, 단순히 교통수단 이동 간에 잠시 맬 가방이므로 보기에 불편하신 분이 있어도 양해 바랍니다.
비행기 출발시각은 7시. 6시 20분이 되어서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열심히 뛰어서 체크인까지 마치고, 검색대로 이동합니다.
탑승구까지 도착. 아... 벌써 진이 다 빠지네요.
7시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이날 무거운 짐을 메고 뛰었더니 아내는 허리와 대퇴골 통증에 며칠 동안 시달려야 했습니다. ㅜㅜ
제주도에 잘 오셨습니다!
공항에서 나와 예약해 둔 렌터카를 가지러 갔습니다. 자주 이용하던 제주스타 렌터카인데, 비수기에 맞춰 할인을 하여 저렴한 요금으로 빌릴 수 있었습니다. 대여할 때 외관 확인을 위해 영상을 필수로 찍어야 합니다.
연료 게이지도 촬영해 둡니다.
운전석 시트에 까진 부분이 있는데 우리가 한 건 아니지만 일단 사진은 찍어 둡니다.
차를 타고 처음으로 간 곳은 국밥집입니다. 늘 가던 곳이죠.
변함없이 맛있는 은희네 해장국. 2021년도에 왔을 땐 9천 원이었는데, 어느덧 1만 1천 원까지 올랐네요.
물가 오르는 게 참 무섭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찾아간 곳은 닭머르 해안입니다. 비가 내리길래 잠시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쉽니다.
정자가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어 고독을 즐기기 좋은 곳이죠.
그런데... 정자 1층 밑바닥 쪽에는 웬 등산객 무리들이 점심/술판을 벌이고 있어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간단히 도시락 먹는 정도면 모르겠는데, 왜 술판을 저기서 벌일까요?
다음으로 간 곳은 제주 항일기념관입니다.
제주도만큼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고난을 겪은 지역이 또 있을까요?
일제에 항거하던 제주인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기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당시의 참상과 제주도민의 저항정신을 알 수 있습니다.
휴일이고, 비가 내리는 날씨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관람객이 저와 아내 둘 뿐인 것이 씁쓸했습니다.
함덕해수욕장으로 이동합니다.
밖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바다 구경하기는 좀 그래서, 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11시까지 아메리카노가 1900원이었는데 우리는 그 시간이 지나서 조금 더 내고 마셨습니다. 아쉽...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였으니 잠시 쉬어가도 되겠죠?
커피를 다 마실 때 즈음 비바람이 멈춰서 잠시 바다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1100 고지입니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어 아직 눈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찾아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설산 배경으로 기념사진 남깁니다.
따봉~!!
아내가 예쁘다며 찍은 눈 쌓인 나무 사진.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려고,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여기 오면 꼭 하는 일이기도 해요. ㅎㅎ
눈사람과 함께 #1.
눈사람과 함께 #2.
다른 분들 사진 찍으라고 이렇게 곱게 올려두고 왔더니...
아니나 다를까 저렇게 사진을 찍으십니다. ㅎㅎ 좋아요~
작년 11월 12월에 한국의 겨울을 경험하지 못했던 터라, 눈이 그렇게 반갑습니다.
그래서 기념사진은 빠질 수 없죠.
비자림로를 지나는데... 길을 넓힌다고 이렇게 멀쩡한 나무들을 싹 베어버렸네요.
길을 넓히는 건 좋은데, 나무를 옮겨 심으면 안 됐나?
오래간만에 용눈이 오름에 왔습니다.
아침부터 무거운 등짐을 메고 뛰느라 대퇴골 통증이 심한 와중에... 아내가 기운을 내서 오름에 오릅니다.
저는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중이네요.
용눈이 오름에 하도 오래간만에 와서 그런지, 이런 팻말들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름 정상의 탐방로 일부는 막아 놓았네요.
하늘 구경. 빛 내림이 멋집니다.
아내와 기념사진을 찍는데... 재채기를 해서 재미있는 사진이 남았네요. ㅎㅎ
다른 오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노을빛 하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하산길에 급 프레디 머큐리 빙의(?). ㅋㅋㅋ
야~ 신난다~~!!
손바닥에 해를 담은 남자. 뜨겁다.
구름이 참 멋집니다.
노을 사진을 찍는 남편을 찍는 아내.
어떻게든 노을 속 해를 담아 보려고 기다렸는데...
콩알만 하게 나오는 사진을 하나 건지긴 했네요.
그의 등에는 승리의 삼선이...!
아재 같은 자세로 사진 찍기.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전에 찾아갔을 때 문을 닫아서 못 먹었던 중국집에 갔습니다.
짜장 하나와,
짬뽕 특(일출봉)을 시켜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일출봉 짬뽕은 양이 많아서 둘이 나눠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