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한 달 살기 숙소를 급하게 예약하고 나서, 출국일과 한 달 살기 숙소 개시일 사이 이틀 정도 간격이 있었습니다. 한 달 살기 준비, 특히 오토바이 대여를 위한 시간도 필요해서 이틀은 잠만 자도 좋을 곳을 선택했습니다.
첫 숙소는 Premier Hostel Chiang mai입니다.
2023년 11월 14일~16일까지 일정으로, 2박 요금 4만 4500원으로 예약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H1WqMrePUQi5nbdT8
구도심 북쪽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리셉션 데스크가 있고, 간단한 음료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이 공간은 항상 에어컨을 틀고 있어서 시원합니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공용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냉방이 전혀 되지 않아서 굉장히 덥습니다. 우리가 왔을 때가 비수기는 아니었는데, 이용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전기요금 때문인지... 벽에 에어컨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게다가 이곳에서는 뭘 마시고 먹는 게 금지되어 있어서 사실상 머무를 일이 없는 공간입니다.
1층에 있는 객실입니다.
침대 쪽에서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방이 굉장히 좁기 때문에 짐들을 침대 발 밑쪽으로 밀어 놓아야 했습니다.
출입문 앞쪽에 가지런히 놔둔 신발. 객실 안에서는 발을 깨끗이 씻고 1회용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녔습니다.
출입문 바로 옆에 있는 샤워실입니다. 양문 여닫이 식으로 되어 있으며 안쪽으로 열립니다.
맨 아래쪽에 샤워기가 있고,
중간에 샤워용품, 맨 위에는 해바라기 샤워기가 있습니다.
온수 잘 나오는 편이고, 수량/수압도 좋으며 배수도 잘 됩니다.
하지만 샤워실에는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옵니다. 환풍기를 틀어 놓아도 냄새가 계속 올라오기 때문에 무용지물이에요.
샤워실 오른쪽에 있는 세면대. 딱 손 씻고, 이 닦을 정도입니다. 여기는 바닥에 배수구가 없는 건식이라, 물이 튀는 세안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매번 바닥 닦기 귀찮잖아요.
세면대 위쪽 벽에는 동그란 거울이 붙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왼쪽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화장실 문도 양문 여닫이 식인데, 이건 바깥쪽으로 열립니다.
변기 상태 깨끗하고요.
동남아에서 많이들 쓰는 핸드 비데가 있습니다. 바닥 구석에 배수구가 있습니다. 냄새가 안 올라오는 건 아닌데, 화장실 칸은 샤워실보다는 좀 덜한 편입니다.
샤워실도 그렇고, 화장실 문 역시 철문이기 때문에 여닫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문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인이 자기에 모자라지 않은 침대입니다. 침구도 깨끗한 편이고요.
광각으로 찍은 사진. 침대가 철제 프레임으로 되어 있어서 머리맡에서 움직일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벽과 바닥은 생 콘크리트에 에폭시 코팅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엄청 단단하기 때문에 누워 있을 때 몸을 돌리거나 하다가 무릎을 찧기라도 하면 굉장히 아픕니다. 제가 자다가 두 번 찧었는데 다음날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침대의 발쪽 공간. 아주 작은 테이블이 있어서 그 위에 짐들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 앞으로 캐리어를 놓으면 좁지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나옵니다. 작은 냉장고도 구석에 있네요. 전원 연결할 수 있는 곳이 저곳뿐이라서 전자기기를 냉장고 위에 올려 두고 충전합니다.
옷걸이를 걸 수 있는 작은 거치대가 냉장고 위쪽에 있습니다.
에어컨은 잘 나왔고요.
평가를 종합해 보겠습니다.
장점
1. 위치. 치앙마이 구도심 북쪽 대로변으로 주변에 편의점, 로투스 마트, 음식점 등 아주 가까운 곳들을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2. 가격. 2만 2천 원이라는 가격. 성수기 때 이 정도의 가격으로 1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3. 가격 대비 깨끗한 위생 상태. 침구류, 수건 깨끗하고, 무엇보다 벌레가 없었습니다. 매일 객실 청소를 해 주고 수건 교환 잘해 주고, 화장지도 원하면 보충해 줍니다.
단점
1. 소음. 1층 객실 천장이 골강판으로 마무리되어 있는데, 이 골강판과 수직벽과의 틈이 상당히 커서, 옆 객실의 소리가 여과 없이 다 넘어옵니다. 위쪽 객실의 발소리도 넘어옵니다. 심지어 벽조차도 그냥 콘크리트 벽이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전달되기 쉽고요.
2. 좁은 공간. 화장실, 샤워실 그 자체는 그냥 한 사람 들어가서 볼일 보기에 나쁘지는 않은데, 문을 여닫는 방식이 불편해서 공간적으로도 좁게 느껴집니다. 캐리어를 펼쳐 놓을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불편에 일조하고요.
3. 화장실, 샤워실의 냄새. 문을 닫아 놓으면 객실까지 나지는 않는데, 그 공간에 들어가면 냄새가 무조건 납니다. 특히 샤워실에 고인 냄새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처음에 계획한 대로, 저렴하게 이틀을 지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단점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애초에 여행을 기획한 것 자체가 굉장히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기 때문에 숙소를 알아볼 시간도 많지 않았던 데다, 성수기일수록 저렴한 숙소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