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치앙마이 기준 북서쪽 도시인 빠이입니다. 태국의 시골 풍경을 보고 싶어서 찾아간 곳이지요. 빠이에 가기 전 숙소를 조금 검색해 봤는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그랬지만, 관리의 상태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아서, 약간의 모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Pai Vintage Garden Resort(빠이 빈티지 가든 리조트)입니다.
2023년 12월 16일부터 12월 18일까지 2박 3일, 5만 원에 예약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그리고 외진 농촌 도시이니만큼 숙소의 질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조식 포함이라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https://maps.app.goo.gl/Fmf8jCh8bZ7beaxV7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숙소 맞은편 공터에 꽤 넓은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상 오른쪽에는 작은 정자 형태로 오토바이 4~6대를 주차할 수 있는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도 있습니다.
리셉션으로 가는 입구. 토기 인형들이 아주 발랄하네요.
리셉션을 둘러싸고 있는 식당 공간. 생각보다 모기가 거의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객실의 키를 받아 들고 내부로 들어갑니다. 객실 사이의 통로 주위를 크고 작은 나무들과, 태국의 상징인 불상이나 이곳에서 직접 만든 토기 인형들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객실 예약율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습니다.
객실은 태국의 전통가옥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 손잡이가 전자식 자물쇠로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카드키를 가져다 대니 열립니다.
객실 한가운데 자리한 더블 침대. 숙소의 침구류나 수건은 엄~청 깨끗한 건 아니고, 세탁해서 교체해 주는 느낌은 듭니다.
침대 위에는 펼칠 수 있는 모기장이 일단은 묶여 있습니다. 객실에 모기가 없어서 풀어서 쓰지는 않았어요. 밖을 아슬아슬하게 가릴 수 있는 커튼도 달려 있긴 합니다. 숙박객이 몇 안 되어서 이쪽으로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어요. 애초에 객실 간 진입로가 다르기도 하고.
대나무로 만든 탁자. 우리 짐을 올려놓기에는 좀 작았어요. 치앙마이를 떠나올 때 콘도에 큰 짐(캐리어 등)을 맡겨 두고 왔기 때문에 우리는 등짐 하나 정도로 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오토바이로 이동하려면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해야 하니까요.
객실에는 그 흔한 작은 냉장고도 없습니다. 헤어드라이어도 없고요. 에어컨도 없습니다. 대신 벽에 선풍기를 달아 놓았습니다. 옷장이 없고 옷걸이만 있어서 옷을 걸어 둘 공간이 마땅찮습니다.
음식을 밖에서 사 먹는 게 더 싸니까 냉장고가 없는 거야 그렇다 쳐도, 머리 말리는데 필요한 (특히 긴 머리를 한 사람의 경우) 헤어드라이어가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에어컨은... 지내다 보니 없어도 될 만큼 선선하긴 했습니다. 밤엔 좀 춥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에어컨이 없는 건 큰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네요. (빨래를 해서 빨리 말리고 싶은 분들이라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보기 편한 위치에 달려 있는 TV. 하지만 스마트 TV가 아니라서, 유튜브나 다른 OTT를 볼 수 없으니 켤 일이 없는 TV입니다. 태국방송 봐도 뭔 말인지 알 수 없잖아요.
침실보다 30~40cm 바닥이 낮게 설계된 화장실. 오르내릴 때 물이 묻거나 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걸레에 물을 잘 닦고 주의해야 합니다. 벽/바닥 타일의 모양새나 색 등은 별로 같지만, 세면대 변기 물 모두 다 잘 내려갑니다. 바닥 청소도 잘 되어 있고요. 벌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샤워 공간. 커튼을 쳐서 화장실을 가리고 물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를 떠날 때 깜빡하고 필터형 샤워기 헤드를 안 가져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써야죠.
태국 숙소 대부분이 이런 전기온수기를 사용하는데, 이곳의 온수기는 성능이 영 시원찮았습니다. 최고 단수까지 올려도 미지근한 물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여기가 더운 나라니까 이 정도면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샤워실 바닥 공간 배수는 잘 되어서 좋았습니다.
하룻밤 자고 나서 식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토스트기와 잼, 버터, 식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안쪽에는 찻잔과 수저가 있습니다. 문양이 소박하고 예쁘네요.
맞은편에는 뜨거운 물과 커피, 차, 설탕, 크림 등이 있습니다.
아침으로 주문한 계란 바탕의 음식. 알고 보니 태국 가정에서 많이들 해 먹는 요리라고 하네요. 계란 부침개처럼 보이는데, 자잘한 고기나 채소, 치즈 같은 것도 들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계란 부침인데, 햄과 채소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썬 채소가 바닥에 많이 깔려 있어요.
날이 쌀쌀해서 커피와 차를 한잔씩 타 마셨습니다.
식빵도 네 개 구워서 잼과 버터를 발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오믈렛과 햄 요리를 골랐습니다.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오믈렛 조리하시는 분의 상당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ㅎㅎ
저는 스크램블과 햄입니다. 함께 마신 홍차(립톤 티백)도 맛있었어요. 숙박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아침까지 챙겨 먹을 수 있으니 참 좋았습니다. 태국 음식 아니고, 서구권 음식이라고 해도요.
장단점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장점
1.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서 조용합니다. (따라서 도보 여행자에게는 비추입니다.)
2. 저렴한 가격.
3. 단순하지만 먹을만한 조식.
4. 친절한 직원들. 체크인부터 조식 때, 체크 아웃 때까지 친절하게 신경을 많이 써 주십니다.
5. 전통가옥이지만 벌레가 거의 없습니다. (개미는 있을 수 있지만, 바퀴, 빈대 등은 없습니다.)
단점
1. 도보 여행자에게는 불편한 위치.
2. 좁은 객실.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더 좁게 느껴질 것입니다.
3. 객실 내 편의 시설(옷장, 냉장고, 헤어드라이어, 에어컨) 부재. 빠이의 선선한 날씨, 숙소의 위치 상 에어컨은 큰 단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4. 전통가옥 형태가 싫으신 분들은 머물지 마세요.
5. 화장실이 객실보다 낮고 계단으로 되어 있어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6. 에어컨 대신 달려 있는 선풍기가 시끄럽고 방향 조절이 안 됩니다.
짐이 적고,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우리에게 가성비 숙소로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몇몇 편의시설의 부재는 아쉬웠지만, 짧은 기간 동안만 머물렀고, 조식도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빠이는 한적한 시골 도시입니다. 이 특성을 검안하고 숙소를 예약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위치로 인해 오토바이가 없다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빠이에서도 그랩/볼트는 잘 잡힌다고 합니다만... 단기간 머물 여행객들에게는 작은 방도 괜찮지만, 장기간 머물 계획이라면 좀 더 큰 방을 예약하거나, 다른 숙소를 예약하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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