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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23년 11월 태국 치앙마이, 빠이, 치앙라이

2023/12/16 빠이의 첫 날, 빠이 빈티지 가든, 제임스 국수, 투 헛츠, 노을, 여행자 거리

by LarsUlrich 202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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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편의점에 가서 심 카드와 김밥을 사 왔습니다. 어제 잠시 마야몰에 가서 통신 3사(AIS, TRUE, DTAC) 매장에 가서 확인해 본 바로는, 1~2주일 동안 사용할 만한 적당한 선불 유심이 없었습니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며 샀던 AIS 유심이 어제자로 만료되었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유심을 개통해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캐리어에 넣은 뒤, 숙소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전기요금을 확인하니 딱 200 단위를 사용했습니다. 단위당 6밧씩이니 1200밧의 전기요금이 나왔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리셉션에 가서 보증금 1만 밧에서 전기요금 1200밧과 청소비 500밧을 제한 8300밧을 정확히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짐을 앞으로 이틀 동안 더 맡아달라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어서, 안심하고 빠이로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출발하기 전에도 기름을 가득 넣었지만, 1/3 정도 지난 시점에서 화장실도 갈 겸 주유소를 한 번 들렀습니다. 

 

 

우리가 빌린 Click 150i 모델은 기름통이 제법 커서 안 넣어도 빠이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었지만, 오토바이를 한 시간 정도 타면 엉덩이도 너무 아프고 허리와 팔다리도 풀어줘야 해서 그냥 쉬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있는 저렴한 주유소(PT)를 들르는 것이 몇 밧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이지만, 딱히 그때는 쉴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화장실은 뭐... 태국 스타일 양변기와 물도 바가지로 퍼서 내리는 예스러운 방식이지만,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산속, 숲길을 달리며 한 번 더 쉬고, 총 세 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빠이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동안 풍경도 좋고, 공기도 좋아서(그놈의 매연만 아니었으면...) 지루하거나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급커브가 몇 군데 있긴 했지만, 평소에도 과속하지 않고 주변을 잘 살피는 터라 큰 어려움 없었습니다.

 

 

빠이 번화가로 진입하기 전, 외곽의 농촌 마을 풍경입니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소들을 풀어놓았네요. 

예전의 우리와 비슷하지만, 아주 약간 다른 풍경에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소유주가 굉장히 넓은 땅을 사용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한쪽에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고, 리셉션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예약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밥을 주는 듯한 고양이 둘이 있네요. (삼색이 하나 더 있어서 총 셋입니다.)

검은 녀석은 아빠, 고등어는 그의 새끼로 보입니다.

 

 

객실의 키를 받아 들고 내부로 들어갑니다. 객실 사이의 통로 주위를 크고 작은 나무들과, 태국의 상징인 불상이나 이곳에서 직접 만든 토기 인형들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객실은 태국의 전통가옥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 손잡이가 전자식 자물쇠로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카드키를 가져다 대니 열립니다.

 

 

숙소의 침구류나 수건은 엄~청 깨끗한 건 아니고, 세탁해서 교체해 주는 느낌은 듭니다.

 

 

침대 위에는 펼칠 수 있는 모기장이 일단은 묶여 있습니다. 객실에 모기가 없어서 풀어서 쓰지는 않았어요. 밖을 아슬아슬하게 가릴 수 있는 커튼도 달려 있긴 합니다. ㅎㅎ

 

 

대나무로 만든 탁자. 우리 짐을 올려놓기에는 좀 작았어요.

 

 

스마트 TV가 아니라서, 유튜브나 다른 OTT를 볼 수 없으니 켤 일이 없는 TV. 태국방송 봐도 뭔 말인지 알 수 없잖아요.

 

 

침실보다 30~40cm 바닥이 낮게 설계된 화장실. 생긴 건 별로 같지만, 세면대 변기 물 모두 다 잘 내려갑니다.

 

 

깜빡하고 필터형 샤워기 헤드를 안 가져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써야죠. 태국 숙소 대부분이 이런 전기온수기를 사용하는데, 이곳의 온수기는 성능이 영 시원찮았습니다. 최고 단수까지 올려도 미지근한 물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여기가 더운 나라니까 이 정도면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점심때가 한참 지나 배고파서 한 국숫집을 찾아갔습니다. 이름이 특이합니다. 작은 코팅지에 한글로 적어 놓은 것도 재미있어요.

 

 

뭐... 번역기를 돌리니 닭고기,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들입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를 따로 영어로 적어 놓았네요. 저기서 말하는 bone soup은 등뼈 탕입니다.

 

 

치앙마이에 있다 오니 정말 한산하게 느껴지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간판이랄 게 없습니다. 구글 지도 보고 위치를 추정해서 도착한 다음에 정말 유심히 살펴야 찾을 수 있죠. 파는 메뉴를 눈치껏 보면 알 수 있지만요.

 

 

셀프서비스로 컵에 얼음을 담아,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치앙마이 시내의 상당수 음식점들이 물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고, 생수를 10밧씩 받으며 파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감지덕지죠. 치앙마이에서는 변두리에나 나가야 볼 수 있는 물 인심입니다.

 

 

다양한 양념도 이렇게 뚜껑을 덮어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등뼈탕에 각각 밥과 면을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밥사진은 잘 찍어 놓고 면 사진은 안 찍었네요.

면은 약간의 채소와 함께 나와서, 밥보다는 덜 단조롭습니다.

 

 

국물은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좋아할 맛입니다. 기름진 국물이지만 엄청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한 편입니다. 따지고 보면 랭쌥인데, 신맛이 없는 느낌이죠. 하지만 반 넘게 먹다 보면 김치가 생각납니다. 고춧가루나 라임즙으로 해소가 안 되는 그 무언가가 있어요.

 

 

식사를 마치고 해지는 풍경을 보러 한 카페에 찾아갔습니다.

 

 

우리가 갔을 때도 사람이 이미 꽤 많이 와 있었습니다.

 

 

식사는 하고 왔으니, 간단히 커피나 한 잔 하면서 노을 구경을 하려고 합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이들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어서, 우리는 그나마 시야 방해를 받지 않을 만한 오두막 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각은 오후 다섯 시. 아직 해가 지려면 한 시간 가까이 남아 있는데, 햇살이 정말 강렬합니다.

 

 

이 프라페를 마시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겠죠.

 

 

서양인들 볕 쪼이는 거 참 좋아해요. 그렇죠?

 

 

저는 에스프레소 프라페, 아내는 모카 프라페를 주문했습니다.

온도와 햇살 때문에 적당히 녹아서 먹기는 편했습니다. ㅎㅎ

 

 

오늘이 정말 좋았던 점은, 날이 맑고 구름이 적어 풍경을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 아래에는 밭에 불을 질러 거름을 주는, 화전으로 추측되는 방식의 농사법이 진행 중입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기념사진 열심히 찍었습니다.

 

 

외줄 타기를 하는 기인도 만날 수 있었고요.

 

 

드디어, 해가 집니다.

살면서 어릴 적 말고는, 이렇게 또렷한 일몰 풍경을 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하늘빛이 변하는 이때, 감성이 차오릅니다.

 

 

맨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홀로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형...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데 저만의 착각이겠죠.

 

 

많은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우리나라를 떠나 태국 치앙마이에 들어오고, 오토바이를 타고 외진 소도시까지 찾아와서 이렇게 한가롭게 노을 구경을 하고 있다니...

 

 

오래간만에 신발 인증사진!

우리가 여기에 있었다!

 

 

박스를 주워다 돗자리/의자 대신 사용하려는 듯 보입니다.

 

 

하늘은 더욱 붉게 물들어 갑니다.

 

 

달을 포함한 하늘로 화각을 넓혔더니 사진의 색감이 이렇게나 다르네요.

 

 

노을 구경하는데 심심하지 않게 노래 부르고 기타를 친 두 분께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섭외한 카페에서 출연료 받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두 분께 도움 되도록 음료수 사 먹었어요. ㄷ ㄷ ㄷ

 

 

어둑해지니, 술을 마시거나 대마를 피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돌아갔습니다.

우리도 야시장 구경을 하러 빠져나왔습니다.

 

 

여행자 거리라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치앙마이의 토요/일요 야시장에 비하면 굉장히 소박한 수준입니다.

빠이가 인구가 많은 곳도, 관광객이 많은 곳도 아니니 당연한 이야기겠죠.

 

 

시장 골목 한편에서는 아이들이 서투른 연주와 노래로 합을 맞추고 있습니다. 모금함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돈을 목적으로 나온 것은 아닌 듯한데...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과연....?)

 

 

그건 그거고, 천진난만한 아기들은 음악 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보게 돼요.

 

 

잠시 멈췄던 발길을 이어가며 시장 구경을 합니다.

 

 

더운 나라다 보니 불에 구운 음식을 굉장히 많이 팝니다.

 

 

2019년도에 방콕에 왔을 때만 해도 대마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어디든 저런 로고를 붙여 놓고 대마를 취급합니다. 치앙마이에 있을 때도 저 역한 냄새 때문에 힘들었는데...

 

 

다른 골목으로 잠시 들어가 보니 통기타를 들고 노래하시는 분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목에 방울이 달린 야옹이. 반가워~

 

 

우마왕 콘셉트로 전통차를 팔고 계신 분입니다. 재미있군요?!

 

 

귀여운 장바구니와 주머니들. 욕심 같아선 다 갖고 싶지만...

 

 

인디언 복장을 한 의류점 사장님도 있습니다. ㅎㅎ

 

 

구운 오징어를, 골이 있는 롤러로 압착해서 펴는 신기한 구경도 해 봅니다.

 

 

LED 등이 달린 귀여운 장난감 펜던트입니다.

 

 

목살, 삼겹살, 내장, 소고기 구이를 파는 곳.

 

 

작은 시장이지만, 등도 예쁘게 달아 놓고 나름 열심히 꾸민 티가 납니다.

 

 

슬슬 배가 고파서, 어디 자리 잡고 먹을만한 데가 있나 둘러보는데...

 

 

대부분의 자리들이 이미 선점되어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계속 둘러봤지만... 자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골목길 들어간 김에 에라 모르겠다 메뉴 사진이나 찍자 이러고 있네요.

 

 

 (아내 왈) 투어 상품을 취급해서 많이들 이용한다는 곳이라 합니다.

 

 

배고파서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꼬치구이 몇 개랑,

 

 

춘권, 치즈볼 등을 샀습니다.

 

 

술집들 대부분이 외부에서 사 온 음식/안주 반입을 허용했습니다. 병맥주 큰 걸 주문하고 아내랑 나누어 마셨습니다. 우리가 간 곳은 대마 마크가 없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사람이 많이 없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일행이 있지만, 어쩐지 외로워 보이는 외쿡인 형님.

 

 

우리가 있던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한 형님이 격렬한 춤을 춥니다. 역시 형님~

 

 

그렇게 야시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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