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 숙소를 나와 발길을 서두릅니다.
일출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이 있다고 해서요.
윤라이 전망대라는 곳입니다.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은 곳인데, 상당히 쌀쌀한 날씨 탓에 이렇게 안개가 자욱합니다.
수증기가 높이 떠 있으면 구름이고, 낮게 깔려 있으면 안개죠.
저 멀리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지난 9월, 달랏에서 채우지 못했던 감성, 일출 광경을 보니 가슴에 차오르는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줌을 당겨서 해 부분만 촬영하니 화이트 밸런스가 완전히 달라지네요.
어느덧 해의 윤곽이 완전하게 드러났습니다.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 거듭 사진을 찍습니다.
해 구경을 충분히 하고 주변 경관을 구경합니다. 여기도 산자락 중턱까지 안개가 자욱합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아닌 것 같고... 소원을 비는 용도로 전망대 중앙에 큰 나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기념사진 찰칵!
계속되는 구름 구경. 아래쪽에는 (유료) 캠핑장이 있어서 밤을 새우고 해를 맞이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크... 강렬한 햇빛이 구름에 난반사되어 눈이 부십니다.
윤라이. 중국식 발음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구름을 내려다볼 수 곳이라 붙인 이름이겠죠?
햇빛을 받아 공기가 가열되며 안개구름은 점점 흩어집니다.
까꿍~!!
기념사진의 향연... ㅋㅋㅋ
정상에 기념품을 파는 곳과 음식점 등이 있어서, 아침을 먹고 오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서 배를 채울 수 있습니다.
아이폰의 렌즈 고질병(플레어, 반사)으로 해처럼 보이는 사진이 찍혔네요.
식당 앞에서 만난 삼색이.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사는 녀석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죠.
급경사 언덕을 내려갑니다. 혹시 몰라서 혼자 타고 브레이크 꽉 잡으며 천천히 내려갔어요.
아내는 뒤에서 걸어오며 주변 풍경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 정상에서 내려오면 마을 안에 이렇게 안개가 자욱합니다. 새벽에 전망대로 향할 때는 이보다 더 어둡고 짙은 안개여서 날이 맑아질 거라고, 혹은 해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아침을 먹으러 왔습니다.
이곳에서 밥을 주는 녀석으로 보이는, 고등어가 한 마리 자리하고 있습니다.
식당은 탁자 4개 정도로 크지 않은 규모입니다.
토스트기와 잼, 버터, 식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안쪽에는 찻잔과 수저가,
맞은편에는 뜨거운 물과 커피, 차, 설탕, 크림 등이 있습니다.
날이 쌀쌀해서 커피와 차를 한잔씩 타 마셨습니다.
아침으로 주문한 계란 바탕의 음식. 알고 보니 태국 가정에서 많이들 해 먹는 요리라고 하네요.
계란 부침개처럼 보이는데, 자잘한 고기나 채소, 치즈 같은 것도 들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계란 부침인데, 햄과 채소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썬 채소가 바닥에 많이 깔려 있어요.
식빵도 네 개 구워서 잼과 버터를 발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대나무 다리입니다.
말 그대로 대나무로 만든 다리가 놓여 있는 곳입니다.
강도/내구성의 문제가 있으니 100% 대나무로만 만들 수는 없었나 봅니다. 하부에는 나무의 기둥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아내더러 건너가 보라고 했더니 무서워서 건너질 못하네요. ㅎㅎ
그래도 기념사진은 놓칠 수 없지!
다리 위아래로 흐르는 강물에서 평안을 느낍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한참을 달립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빠이 메모리얼 브리지입니다.
입구 상점가 한편에 젖소냥이 더위를 피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귀여워~
다리의 한쪽 입구. 이곳에는 캐리비안의 해적(조니 뎁 역) 분장을 하신 분이 (유료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혼자 오셨거나 기억에 남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해적과 함께하는 것도 좋겠네요.
다리 아래에는 텐트촌이 있는데, 유료 숙박시설처럼 보입니다.
빠이 다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얀마로 가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었네요. 태국인, 빠이 사람들은 어떤 의미로 기억하고 있을까요?
아까 봤던 텐트촌. 생각보다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래쪽 강변에는 빈백 비슷한 것도 놓여 있어서 낚시나 일광욕을 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 찰칵!
입구로 돌아오니 개님이 햇볕을 피해 누워 계시네요. 봉고차 떠나면 어쩔겨...
다음으로 간 곳은 빠이 협곡(Pai Canyon)입니다.
작은 기부를 하고 입구 계단을 오릅니다.
태국의 각종 단체(?)에서 자기네들 다녀갔다고 붙여놓은 듯한 스티커들.
정상에 오르니... 이런 흉한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멋지고 경치 좋은 곳에 왜서 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것일까요?
협곡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고도 자체는 높지 않지만, 골은 이렇게 내려다보면 엄청나게 깊게 느껴집니다.
현시대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라면 이런 지형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하겠죠.
두려움을 극복하고 좁은 길 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는 아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상 아래쪽 큰 삼각형 지형과 그 외의 지형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좁은 골짜기를 통해 뱅 돌아가야 하죠.
아내는 무섭다며 이동을 포기하고 저 멀리 서서 저를 기다립니다.
잠시 협곡 구경을 하며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좀 더 이른 아침에 왔더라면 멋진 풍경을 보며 일주도 가능했을 곳입니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은데, 지금은 12시가 넘은 한낮이라 더워 죽을 것 같습니다.
다시 아내 쪽을 바라보며... 아내는 더위를 피해 정자 쪽에 가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구경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빠이 협곡을 떠납니다.
점심을 먹으러 한 채식 음식점에 왔습니다.
다양한 채소 반찬과 커리들을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아내는 두 가지 반찬을,
저는 네 가지 반찬을 골랐습니다.
대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서 먹기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여행자 거리 안의 한 스무디집입니다.
여기도 태국은 태국인가 보다 하고 느낀 부분. 이렇게 귀여운 그림을 차림표에 넣어 놓았습니다.
합 70밧의 저렴한 바나나와 망고 스무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왓 매 옌(Wat Mae Yen), 매옌 사원입니다.
사원 구경은 크게 할 게 없었습니다.
치앙마이에 비해 건물들도 소박한 느낌이고, 화려한 급탑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이렇게 인간을 시험하는 계단이 자리하고 있죠.
호기롭게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는 아내.
저도 이 높은 계단을 멈추지 않고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쉬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간에 멈춰 아래를 내려다보며 숨을 가다듬고 올라오니 4분 여가 걸렸습니다.
올라온 보람이 없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멋진 하늘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거대한 불상도 볼 수 있었고요.
아내와 함께 부처님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내려가는 계단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저 멀리 주차장과 법당 건물이 보입니다.
계단을 내려오며... 싱 두 마리의 뒷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투 헛츠로 가는 중에... 한 강의 다리 밑 숲 속에 사람들이 많은 게 보여서 오토바이를 멈춰 세웠습니다.
간판은 아트 갤러리라고 해 놓았는데...
호기심이 동해 일단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입구의 작은 목조건물에 이런저런 예술품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차, 음료를 파는 곳도 있어요. 여기까지는 그냥 그랬는데...
앗? 저 꼬마 아이는 어젯밤 여행자 거리에서 본 그 꼬마 아냐?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아마도 가운데에 있는 모닥불을 중심으로 둘러싼 듯 보입니다.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굉장히 늘어지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 분위기에 취한 사람들이 이렇게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고 있어서 조금 무서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도 상당히 많은 것을 보면, 이곳이 약에 취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제도 왔던 투 헛츠에 왔습니다. 오늘은 자리가 없어서 2층에 머물기로 했어요.
오늘 공연은 4인조 밴드네요. 스윙 재즈 연주를 합니다.
날은 맑은데, 구름이 많아서 일몰 보는 재미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흥에 겨운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서양 언니들.
어디선가 나타난 턱시도냥.
긁긁~~
사람이 익숙한 듯, 조금만 쓰다듬어 주면 비비려고 다가옵니다. ㅎㅎ
우리 옆자리에 어떤 외국분이 남겨 놓은 밥에 눈독을 들였군요?
이렇게 해가 지고, 노을이 비칩니다.
줌 인~
빠이의 짧은 여정, 마지막 오후를 이렇게 보내게 되네요.
밖으로 나오며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 봅니다.
저녁을 먹으러 한 음식점에 갔습니다.
이렇게 작은 주방에서 이런저런 음식들을 만들어 파는 게 대단해 보입니다.
우선 팟타이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달지 않고, 무난한 맛입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 궁금해서 시켜본 그린 커리입니다. 코코넛 밀크맛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커리와 결합되니 다소 어색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먹을만합니다.
주의가 필요한 쏨땀. 주문할 때 '스파이시?'에 OK라는 대답을 했더니... 진짜 말도 안 되게 매운 쏨땀이 나왔습니다. ㅎㅎㅎ 태국 고추를 아낌없이 넣고 비벼서 맵기가 그지없습니다. 청양고추랑은 비교가 안 되게 톡 쏘는 매운맛이었어요. 단, 매운맛만 아니라면 쏨땀 자체는 신선하고 맛있었습니다. 매운맛에 적응하며 땀을 흘리기 시작할 때쯤, 겨우겨우 조금씩 집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우리 곁을 맹렬히 지나쳐 가는 한 대의 오토바이.
어느 나라나 중고등학생들은 세상을 모르고 겁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이렇게 폭주를 하다가 어느 날 저세상으로 가 버릴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거겠죠. 안전장구 필히 착용하고 안전 운전하기를 바랍니다.
편의점에 들러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샀습니다.
마침 그 앞에서 로띠를 만들어 파는 분이 계시길래, 저도 바나나 로띠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요즘, 특히 코로나 시국을 지난 이후는, 어느 곳의 길거리 음식이든 다들 위생에 신경 써 가며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기준으로 봐도 깨끗하게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숙소의 식당 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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