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원을 소비하는 방식은 음반(CD 앨범)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그 음반에서 음원을 추출하여 저장장치에 두고, 그것을 내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하여 듣습니다. 앨범 단위의 구매를 좋아하는 이유는, 한 음반에는 음악가의 다양한 생각, 느낌들이 여러 곡에 나뉘어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곡들의 완성도가 높든 낮든, 내가 어느 곡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음악가의 의도/앨범의 주제를 알아가고 느끼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내가 음반을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돈이 없었던 학생 시절에 구매한 카세트테이프 음반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CD 음반들로 대체하기 시작해서 내 방의 진열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제 남은 카세트테이프는 없습니다. 카세트테이프는 기본적으로 CD보다 음질이 좋지 않고, 보관 상태에 따라 나빠질 우려가 있기에 대체 시기를 늦출 수 없었습니다.
음반 시장은 자본화에 따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변했습니다. 음악가들은 많은 곡이 들어가는 정규앨범보다 싱글, EP 앨범 제작을 선호하고, 심지어 비정기적으로 한 곡씩만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비자 역시 취향에 맞는 음악만 골라 들을 수 있고, 비용도 덜 들기에 앨범 구매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합니다.
우리나라, 특히 아이돌 중심의 음반 시장에서, 음반은 단순히 음원을 담는 매체가 아니라 호화롭고 다채로운 포장과 내용물로 꾸며진 소품, 혹은 수집품에 가까워졌습니다. 평범하게 케이스 안에 사진/가사가 담긴 소책자와 CD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사진집이며 액세서리 같은 것들이 잔뜩 들어가서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해외의 음반을 국내에서 라이선스 생산하여 유통하는 회사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수입 음반은 국내 생산분보다 비쌉니다. 여러모로 음반을 구매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나의 음악적 감성은 카세트테이프, CD 시절에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그렇기에 그 시절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음악을 듣는 방법론적으로는 이미 스트리밍 방식에 동참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음반을 구매하고, 음원을 추출하여 저장장치(NAS)에 넣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스트리밍으로 듣습니다. 음반 단위로 구매하고, 듣는다는 게 다른 이들과의 차이점일 뿐.
아직까지는 내가 원하는 앨범을 음반 형태로 구매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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