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옮기고 첫 아침 식사입니다.
식탁이 세 개 있고, 태국풍의 보자기로 덮어 놓았네요.
한쪽에는 토스트, 뜨거운 물, 차, 물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날 오후~저녁 시간대에 주인이 뭘 먹을 건지 직접 물어봅니다. 그래서 저는 서양식 아침을 선택했어요. 생각보다 정갈하고 풍성하게 나옵니다. 저는 토스트를 구워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어요. ㅎㅎ
아내는 팟 카파오 무쌉을 골랐습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식당에서 나오는 것만큼 잘 나옵니다. 맛있고 밥 양도 꽤 많아요. 아내는 다 못 먹어서 저에게 양보했다는 게 함정... ㅎㅎ
오렌지 주스와, 홍차에 타 마실 수 있는 우유도 내어 주십니다.
식사를 다 마칠 때쯤 이렇게 후식도 주시고요. 망고를 주는 곳은 처음이어서 감동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망라이 왕 기념비(King Mangrai Monument)입니다.
망라이 왕은 태국 북부 지역의 옛 나라인 란나 왕국의 왕으로서, 수도인 치앙라이를 건설했다고 합니다.
도시의 시작과 형성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이라 그런지,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듯 보입니다.
주변에 갖가지 동물 모형도 함께하고, 그 모형들에 장식들도 많이 얹어 놓았습니다.
물론 코끼리는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뒤쪽에 있는 화려한 금장 비석 앞에서 기념사진 찰칵!
시내를 벗어나...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후어이쁠라깡 사원입니다.
언덕 높은 곳에 있어서 오토바이 풀 스로틀로 올라가야 합니다.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지켜본 전경.
이곳은 거대한 불상이 유명한 곳이랍니다. 불상 내부는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는 구조로, 머리 쪽에 전망대가 있어서 높은 곳에서 부처님의 시선으로(ㅎㅎ) 아래를 볼 수 있는 곳이죠.
계단 밑까지 걸어갔습니다.
오르기 전 아내와 기념사진 찰칵!
계단은 그리 높지 않아서 힘들지 않고 금방 오를 수 있습니다.
여기만 해도 높은 곳이라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시야가 트여서 좋습니다.
위쪽을 천천히 구경합니다.
이렇게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불상 내부의 전망대로 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에요. 유료(40밧)입니다.
올라가 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굳이라는 생각이 들어 타지는 않았습니다.
중앙에는 공양미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쌀을 사서 옆에 마련된 불상-제단에 올리고 절을 하며 소원을 비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쌀을 가져가는 게 아니니 하루가 지나면 저 쌀들은 또 순환하여 무한히 사용되겠죠? ㄷ ㄷ
아래쪽에 법당과 탑을 내려다봅니다. 이곳의 핵심 건물은 세 개입니다.
거대 불상까지 무료로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가 있었네요? 그런데 뭐... 운동 삼아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괜찮았어요. 우리는 모든 이동을 오토바이로만 하다 보니 걸을 필요도 있었고.
다시 계단을 내려와 난간을 장식한 거대한 용 장식을 바라봅니다.
옆에 있는 하얀 법당에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아내가 오래간만에 합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군요? 제가 시켜서 한 겁니다. ㅎㅎ
불상이 저 멀리 있는데도 이렇게 크게 보이는 걸 보면 어마어마한 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치앙라이의 사원들 역시 치앙마이 못지않게 각자의 특색을 만들려는 노력을 상당히 기울인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역시 흰색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기둥과 벽, 천장의 화려한 문양들이 샹들리에 조명을 받아 더욱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기념사진 찰칵!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오늘도 절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탑은... 사진만 찍고 들어가 보지는 않았어요. 기념품을 파는 매장처럼 보였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뭔가 판촉을 하는 것 같아서 보니 파인애플 주스네요. 치앙라이 지역에 파인애플 농사를 굉장히 많이 짓는데, 여러 마트에 입점했다며 광고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0밧이라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100밧짜리 지폐를 건네주니 잔돈이 없다며 애교 섞인 너스레를 떨길래 두 개 샀습니다. 뭐 어때요. 좋잖아요.
득템 해서 신난 사람.
사원을 나와 시내로 돌아가는 길. 숲길, 시골 풍경이 참 푸근하고 좋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한 식당에 찾아왔습니다.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 바로 맞은편에 있는 국수집입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얹은 국수입니다.
영어라고는 단 한 마디도 쓰여 있지 않은 곳이어서 점원의 도움을 받아 주문했습니다.
아내는 소고기 국수. 기본적으로 국물이 맛있어서 다른 양념이나 부재료를 넣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다만 소고기 특성상 계속 먹다 보면 조금 느끼한 느낌이 들긴 해요.
저는 돼지고기 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소고기 국수보다는 더 깔끔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다 먹을 때까지도 느끼하다는 느낌 없이 맛있습니다.
ONE TO TWO라는 커피숍에 왔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랄 건 없고 바를 사이에 두고 주방 공간과 손님의 공간이 나뉘어 있습니다.
탁자의 배치가 좋지 않아서... 있기가 불편했어요.
탁자 개수도 3개뿐인 데다 바를 정면으로 마주 보게 되어 있어서,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치앙마이의 것과 비교해 보려고 오렌지 커피와 에스 옌을 주문했습니다.
음... 오렌지 커피는 오렌지의 맛과 향이 약하네요. 아무래도 방금 짜낸 것만큼은 못하죠. 에스 옌은 그냥저냥 괜찮았어요. 문제는 이곳의 커피가 비싸다는 것입니다. 둘 합 125밧인데, 양이 많은 것도 아니었거든요. 바로 맞은편에 아마존 카페가 있는데, 이렇게 적은 탁자와 회전율, 그리고 어중간하게 비싼 가격으로 경쟁이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갑을 끼지 않아 까맣게 타버린 나의 손... 토시를 해서 상대적으로 덜 탄 손목/팔과 대비가 확연하네요.
아내는 샌들을 주로 신고 다녔는데, 끈이 있는 자리만 안 타고 발등이 저렇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오토바이를 타고 로띠 전문점에 왔습니다.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일부러 걸어서는 찾아오기 힘든 곳이에요.
주인의 모습을 보니 이슬람교도인 듯하고, 할랄 음식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실로 다양한 로띠 메뉴를 팔고 있습니다. 그 외에 식사도 팔긴 하는 듯했어요.
일반 로띠와 초콜릿 시럽이 뿌려진 로띠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일반 로띠가 참 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초콜릿 로띠는 쫄깃한 느낌이었습니다.
오토바이를 대여점에 무사히 반납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급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수색한 끝에, 은행 건물의 공공화장실을 찾았습니다.
깨끗한 곳, 깨끗하게 잘 이용했습니다.
잠시 길거리 노점 구경을 합니다. 중국식 찐빵과 딤섬을 파네요.
태국 북부가 상대적으로 서늘한 곳이라 그런가? 아니면 해질 무렵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저 스테인리스 판이 차갑게 유지되도록 만든 설비인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어린이용 자전거들을 파는 곳이네요.
골목 한 허름한 집 안쪽에서 발견한 야옹이. 경계심이 많은 녀석이었습니다.
숙소로 가는 골목에서 발견한 귀여운 바람개비. 꿀벌의 모양을 하고 있네요.
우리 숙소는 조용한 인가의 안쪽 골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용했어요. 차/오토바이가 오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녁을 뭘 먹을까 하다가, 오토바이도 없는데 걸어 나가기 귀찮아서 배달을 시켜 먹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맛있었던 피자 브랜드(I am pizza) 점포가 있길래 주문해 봤는데... 여기는 토핑을 적게 올려줘서 실망이었어요. 맛은 비슷한데 토핑에 풍성함이 없어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숙소 주인께 자전거를 빌려서 동전 세탁소에 왔습니다. 해가 지고 나면 할 게 없는 동네라서 빨래하기 딱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충분한 현금(100밧짜리, 혹은 이하)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건데, 다행히 동전교환기에서 QR 스캔을 지원해서 GLN으로 결제해서 세탁과 건조에 필요한 양만큼의 10밧짜리를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세탁기 여섯 대, 건조기 다섯 대. 우리는 14kg짜리 두 대씩을 써서 세탁과 건조를 깔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건조를 마치고 빨래를 개는 동안 저는 잠시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다녀왔습니다. 올 때는 아내가 자전거를 타고 오다 발가락을 어딘가에 찧는 바람에 끌고 왔는데, 갈 때는 그래도 타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