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드 거리를 한참 돌았더니 배가 고파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간 곳은 Paradise Dynasty, 중국음식점입니다.
샤오롱바오와 짜찌앙미엔을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짜찌앙미엔. 우리 식으로는 짜장면이죠. 짜장면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맛입니다. 우리 입맛에는 조금 짜게 느껴지죠. 하지만 맛있었습니다.
아내가 제게 꼭 먹여주고 싶었다던 샤오롱바오. 전에 홍콩 여행 갔을 때 못 먹은 게 아쉬움으로 남았나 봅니다. 이 이후로 딤섬을 먹은 기억이 없으니 잘 먹었다고 해야겠네요. 만두 속 육즙이 퐁-하고 터지는 맛이 일품입니다. 진한 돼지고기 맛이 입안에 가득 담기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길 가다 찍은 특이한 형태(단층)의 구조물.
싱가포르 건물의 특징이 베란다/발코니 등에 저렇게 열대 식물을 즐비하게 심어 놓았다는 점입니다.
카야 토스트를 먹으러 가는 상점가에서 감성 샷.
우리가 찾아간 곳은 Ya Kun Kaya Toast.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현지인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카운터에서 엄청 빠르게 주문을 소화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주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어찌 주문을 마치고 번호표를 받아 자리에 앉아 있으면, 직원으로 보이는 한 할배가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줍니다.
카야 토스트, 땅콩 토스트, 커피 등입니다. 9.1달러로 싱가포르 물가 대비 저렴한 가격입니다.
함께 나온 수란을 어떻게 먹는 것인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서 우리는 그냥 토스트에 조금씩 적셔서, 혹은 끼얹어서, 아니면 테이블에 비치된 간장과 후추를 뿌려 스푼으로 떠먹기도 했습니다. 토스트는 바삭하다 못해 아주 쉽게 바스러지는 형태로 먹기 편합니다. 적어도 질긴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커피는 달짝지근한 맛입니다. 맛과 향이 우리랑은 조금 다른 스타일입니다.
점심을 1, 2차로 잘게 나누어먹고 맥도널드에 후식을 즐기러 갑니다.
선데이 아이스크림과 소프트콘을 주문했는데, 아~ 조금 실망스럽네요. 일단 냉동상태가 좀 많이 안 좋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벌써 흐물거리는 게 느껴지죠? 사실 맥도널드에 온 것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커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느낌으로 만족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길을 가다 보니 이렇게 거대한 조형물이 있는데, 사람들이 거기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더운데 돌덩이 뜨겁지 않나?
한참을 걷고 걸어서 머라이언 공원에 도착합니다. 싱가포르에 왔으니 안 와 볼 수 없잖아요? 너무나도 유명한 상징물이라서 저도 아내에게 부탁해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머라이언 석상을 한 화면에. 광각의 힘이네요. 불과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이런 사진은 찍을 수 없어서 디카가 필수였죠.
이 날의 온도입니다. 무려 31도... 대한민국은 완연한 가을이라 선선한 날씨에서 왔는데 갑자기 한 여름으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게다가 사면이 바다인 섬 국가 싱가포르, 습도는 또 오지게 높아야죠. 그래도 비가 안 온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걸어 다니는 일정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비 오면 힘드니까요.
머라이언 석상을 구경하고 잠시 쉬기로 했는데, 앉아서 쉴 만한 그늘이 있는 자리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미 선점했더라고요. 점심을 먹었는데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서 자리값 내기는 좀 그렇고... 그래서 근처 다리 밑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온음료를 하나 사고, 아쉬운 대로 다리 그늘에 앉아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오늘 새벽부터 강행군을 해서 꽤 지쳐있는 상태였거든요.
편의점 뒤쪽에 기념품을 파는 작은 노점이 있었는데, 거기서 자석을 못 산 게 뒤늦게 후회가 됩니다. 다른데 가면 더 다양한 게 있겠지, 더 싸게 파는 곳이 있겠지 하며 적당히 둘러보다가 사지 않고 지나치는데, 꼭 나중에 가서 보면 못 사더라고요. 냉장고 자석 얼마나 한다고 그걸 가격을 쟀는지 참 한심합니다. 싱가포르에 언제 다시 또 온다고.
마리나 베이 샌즈 쪽으로 가는 교통편을 찾아봤지만 마땅치가 않고, 대부분 걷는 시간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풍경을 보며 걸어가기로 합니다. 우리 말고도 많은 관광객들이 머라이언 공원과 마리나 베이 샌즈를 두고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쇼핑몰 쪽에 도착... 한참을 둘러 쇼핑몰을 구경하다 보니 다리에 무리가 오고, 또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싱가포르 쇼핑몰에는 절대 공짜 자리가 없습니다. 쉬고 싶으면 식당이든 카페든 바든 들어가서 돈을 내고 뭘 사 먹어야 합니다.
밖에서 한참 쉬다 찾아간 곳은 애플 스토어 비슷한 곳입니다. 저와 아내는 모두 아이폰/애플 워치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애플 워치 충전도 할 겸, 아이폰 14 모델 구경도 할 겸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 나오는 곳에서 잠시 쉬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직원분이 친절하게 워치 충전을 허용해 주셨고, 쉬는 동안 신제품과 iOS 등에 대한 브리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슬슬 목이 말라 쇼핑몰 지하층에 있는 매장에서 생과일주스 두 잔을 사 들고 왔습니다. 옆에 있는 도넛은 오차드 로드 지하상가에서 산 귀여운 동물 모양 도넛인데... 가방에 싸 들고 다니는 동안 모양이 망가져서 흉측한 모습이 되었네요. 그래도 배고프니까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로 향하는 육교에서...
아직 밝은 낮 시간대이지만 많은 분들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슈퍼트리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 마치 먼 미래의 조형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설렙니다.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같은 느낌도 들고요.
가는 길에 분수를 보며 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사람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니 도착했습니다. 많은 트리가 있고, 그 아래 원형 테두리로 앉을 곳을 만들어 놓아서, 앉거나 혹은 누워서 트리 쇼를 볼 수 있습니다.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 즈음엔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앉거나 누워서 쇼를 관람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라서 정말 다행입니다. 싱가포르 일정이 짧은데 이런 구경 못 하면 섭섭하잖아요. 까만 밤하늘과 대비되는 다채로운 조명들이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하이라이트 영상 한 꼭지.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돌아 나오며... 호수(?)에 설치된 잠자리 모양 조형물을 찍어 봅니다.
밤엔 더욱 화려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네요. 언제 다시 와서 저 호화로운 숙소에서 호캉스를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쇼핑몰 앞 광장에서 분수 쇼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시작 시간 전에 맞추기는 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앞에 바짝 붙어 서서 좋은 구경을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다 같이 사이좋게 앉거나 누워서 보면 좋았겠지만, 인간의 욕심이란 다 같지 않으니...
야시장을 향해 걸어가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건물을 찍어 봅니다. 밤하늘의 구름이 운치가 있네요. 이렇게 싱가포르에서의 첫날이자 마지막 밤을 맞이합니다.
... 그렇게 야시장을 가려했으나 하루 종일 강행군을 한 탓에 발에 무리가 와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힘들지만 숙소까지 연결되는 버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나 많이 걸었다고?! 심지어 새벽에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을 생각하면 몸살이 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길고도 힘든 싱가포르에서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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