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23박 24일의 유럽 3국(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온 후에 정리한 기록을 남깁니다. 혹시라도 참고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국가적 요소를 배제한 준비물입니다.
11월이라는 가을/겨울 날씨를 감안한 것들입니다.
의류
티셔츠, 바지, 속옷, 양말, 외투(패딩, 후드티, 코트), 장갑, 내복(히트텍 등), 비닐 압축백
속옷과 양말의 비중을 높이고(저희는 1일 1회 갈아입는 기준으로 8일치를 준비했습니다), 상하의는 3~4일에 한 번 갈아 입는 느낌으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외투 또한 마찬가지인데, 스위스의 고산 지대에 갈 때에만 패딩과 장갑, 히트텍 등이 필요했습니다. 도심지를 다닐 때에는 그렇게 무거운 복장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즉 1주일 일정이면 겉옷은 두벌 정도면 되고, 그 이상인 경우는 딱 3벌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화보 촬영하는 거 아니면 결국 짐만 됩니다. 1주일 이상 머무르게 되면 아무리 못해도 세탁을 한 번은 하게 되므로 두 벌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죠. 부피가 큰 패딩은 안 입을 때엔 비닐 압축백을 사용해서 부피를 줄여서 보관하세요.
복장
겉옷의 주머니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가방은 무조건 크로스로, 가방이 앞으로 오게 맬 것. (옆이나 뒤로 매는 것은 금물입니다)
가방은 되도록이면 2중 잠금이 가능한 기능성 제품을 준비하시고, 2중 잠금이 안 되는 경우 최소한 옷핀이나 걸쇠 등으로 연결해서 쉽게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안쪽 주머니에도 지퍼와 2중 걸쇠가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여기에 지갑과 여권을 보관합니다. 자석으로만 여닫는 가방은 너무도 쉽게 열리기 때문에 최악입니다.
현금은 매일 아침 숙소를 나서기 전 필요한 만큼만 지갑에 넣어 놓고, 나머지는 복대에 넣은 뒤 복대를 옷 속에 차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식사
라면, 햇반, 누룽지, 햇반컵반, 라면스프, 맛김치, 튜브고추장, 젓가락, 숫가락, 그릇, 곡물바, 쵸코바, 라면 포트
물을 미리 챙겨갈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첫번째 입국 국가인 프랑스의 물가를 우려해서 생수도 챙겨갔는데, 현지 마트에서도 얼마든지 저렴한 물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정 필요하다면 현지 숙소에 도착해서 밖에 나갈 때 까지 500ml 생수 딱 한 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물은 무게만 늘 뿐 여행 경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행지 이동중에도 날씨가 서늘해서 물을 잘 마시지 않았습니다. 물을 뺀 공간에 햇반과 햇반컵반류의 즉석밥을 챙기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햇반컵반은 내용물을 분리하여 컵끼리만 따로 겹쳐서 가지고 가거나, 아예 재활용이 가능한 스테인레스 그릇만 사람수에 맞게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숫가락 젓가락도 마찬가지입니다. 곡물바/초코바 등은 이동 중에 식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 간간히 까 먹는 용도로 쓸만합니다.
라면포트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 숙소에서 아침/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커피포트가 있는 숙소라면 쓸 일이 없겠지만, Ibis 같은 저가형 숙소에서는 특히 유용합니다. 포트에 직접 라면을 넣고 끓이기 보다는, 물만 끓여서 봉지라면(뽀글이)을 해 먹는 것이 관리하기에 편합니다. 마트에서 계란 사서 꼭 넣어 드세요. 라면포트에 누룽지+라면스프+계란 풀어서 끓이면 입맛 없을 때 정말 맛있는 한끼가 되었습니다.
조리가 가능한 숙소가 있다면, 마트에서 돼지고기, 양상치(또는 상추), 양파, 마늘을 사 들고 와서, 고추장과 쌈을 싸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맛김치는 작은 포장으로 된 걸 많이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김치가 생각보다 헤픕니다. 저희는 하루 한끼 이상은 직접 해 먹는 식으로 경비를 절약했습니다. 점심은 밖에서 사 먹거나, 숙소에서 조식 메뉴를 싸 갖고 가거나 하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반드시 창문을 활짝 열어서 환기를 시켜야 합니다.
숙박/위생
머리빗, 손톱깎이, 샴푸, 린스, 치약, 칫솔, 폼클렌징, 세탁망, 세탁세제
여성인 경우 화장과 관련된 항목을 따로 챙기세요.
여행기간이 길면 손톱깎이는 필수입니다. 샴푸나 린스는 현지에서 구매해서 써도 무방하고, 숙소 화장실에 비치된 것을 써도 무방하지만 개인 취향/피부에 안 맞는다 싶으면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캐리어에 넣을 땐 비닐이나 지퍼백으로 밀폐하는 게 좋습니다. 세탁망은 다른 용도는 아니고, 빨래를 모아 두기에 좋으며, 모아둔 빨래를 가지고 세탁방에 갈 때도 유용합니다. 세탁세제는 많은 양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유료 세탁방의 기계들은 대부분 세제나 섬유 유연제가 자동으로 투입되게 되어 있었습니다.
악세사리
전원 플러그 변환잭, 2구 멀티탭, USB 충전기, 이어폰/헤드폰, 보조배터리
스마트폰 안 쓰시는 분 없으니 이것만큼은 필수라 하겠습니다. 라면포트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또는 숙소 침대에서 편안하게 전자기기를 사용하려면 멀티탭 길이가 3m 이상 되는 제품이 필요합니다. 콘센트가 침대 옆에 없는 숙소가 더러 있어서 선이 짧으면 불편합니다. 열차/버스/비행기 이동간에 소음을 차단하고, 즐길 거리가 필요하니 이어폰이나 헤드폰(블루투스 제품 추천)을 챙기세요.
여행자보험
기간이 길어도 금액은 얼마되지 않으니 꼭 가입하고 가세요. 2인, 23박24일 해도 3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입니다.
현지 통신사 유심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저희는 쓰리(Three, 3) 통신사의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데이터만 되는 걸로, 저는 12GB, 여친은 3GB 짜리를 사용했습니다. 둘 다 유효기간은 한 달이고, 12GB짜리는 2만원 후반, 3GB짜리는 1만원 후반의 가격입니다. 저는 별도의 카메라 없이 폰카만 사용했기에 분실에 대비하여 구글포토 동기화를 모바일로 사용했습니다. 여친은 인터넷 검색이 주류라서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구간(한적한 평야나 인적이 없는 산간지역 일부)을 제외하고 모두 인터넷 연결이 가능했습니다. 프랑스는 지하철 내에서는 거의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위스는 산 정상에서도 되지만,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구간에서는 권역별로 다른 통신사로 로밍이 이루어지는 통에 연결이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이탈리아는 열차 안에서도 잘 되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권역별 통신사 변경이 있어서 잠깐씩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단순한 체감 속도로만 따지면 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 수준입니다.도심지에서만 움직이는 경우는 버스/도보 이동시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에 따른 준비물
우산, 우비(천)
우비는 전신의 비를 막아 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본인의 짐의 형태와 양에 따라서 잘 선택하세요. 저는 접이식 3단 우산만 썼습니다. 일회용 우비 같은 건 활용도가 떨어지니 아예 챙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필요할 것 같아서 챙겼지만 쓰지 않았거나 필요 없었던 것들
생수, 마스크팩, 수면안대, 귀마개, 일회용 우비, 후리스(옷), 니트(옷).
생수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지에서 사 먹어도 저렴합니다. 마스크팩은 피부 미용에 민감하신 분 중에 잘 쓰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여친의 경우나 제 경우나... 현지에서 화장을 안 하는 날이 상당히 많았고, 숙소에 와서 씻고 하루 일과 정리 하다 보면 마스크 팩은 생각도 안 날 때가 많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수면 안대 역시 쓸 일이 없었구요. 귀마개 역시 항공기 이동중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일회용 우비는 한 번 쓰고 버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챙겼지만 실제로 한 번 쓰고 버리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어차피 우산이 있기 때문에 안 쓰게 됩니다. 상의로 니트류나 부피가 있는 옷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피만 차지하고 세탁도 번거로워서, 면티 종류를 추천합니다. 외투로서의 후리스는 굉장히 어정쩡한 옷입니다. 추위를 대비한 옷은 패딩 한 벌이면 충분합니다.
국가별 준비물
프랑스
나비고 1주일권 27.15 유로(22.15가액 + 5보증금), 현지구매
나비고 1주일권은 매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유효한 티켓입니다만, 일요일을 기점으로 유효기간이 만료되므로 프랑스 입국 시점이 주중 어느 요일에 도착하느냐를 잘 따져서 1회권을 구입해 쓰시는 게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2016년 11월 현재 나비고는 권역 구분이 없이 사용기간으로만 구분됩니다.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하신다면 3 번 터미널(찾아가는 길이 조금 복잡합니다만)로 가시면 창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3번 터미널은 지하철과 연결됩니다.
파리 뮤지엄 패스 2일권 48 유로, 현지구매
2일권의 경우 뮤지엄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을 4군데 이상 가지 않을 경우에는 개별 입장권을 구입해서 들어가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바토무슈(유람선) 티켓,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이메일로 코드를 수령하고, 종이에 출력해서 현지 발권기에 코드를 넣고 발권합니다.
열차표, 한국예약 결제
표를 먼저 구하고, 그에 맞게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SNCF 어플에서 조회 가능합니다.
스위스
스위스트래블 패스 연속권,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등기로 배송됩니다.
스위스트래블 패스는 스위스의 거의 모든 교통수단(융프라우요흐, 마터호른 관람구역 산악열차 제외)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패스입니다. 저는 체르마트에서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를 90->45프랑으로 할인 받아서 이용했습니다. 스위스의 교통편은 시간 엄수가 잘 되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교통편 조회는 SBB 어플에서 가능합니다.
이탈리아
이딸로(Italo) 이용을 추천합니다. 한국에서 프로모션으로 구매하면 저렴합니다.
회원가입을 하면, 1주일에 한 번씩 프로모션 메일이 옵니다. 보통 30% 할인이 기본이고, 40% 할인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1월 초에 메일이 온다면, 11월 하순~11월 말까지 프로모션 기간이고, 예매 대상 기간은 12월 초~1월 말까지 이런 식으로. 11월 말 되기 전에 12월, 1월 표를 30~40% 할인 받아서 결제해 놓고 온라인 티켓만 뽑아 가지고 가면 되니 편하죠. 단 이딸로 열차는 트렌이탈리아(Trenitalia) 열차에 비해서 운행하는 구간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밀라노~베니스 구간, 베니스~피렌체~로마~나폴리 까지는 운행하므로 적은 비용으로 여행 일정을 짜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탈리아 서북부 지역만 운행하는 Trenord, 국철로 가장 많은 구간을 운영하는 Trenitalia, 사철인 Italo. 모두 회원가입을 하거나 메일주소를 넣으면 예약정보를 받아 볼 수 있습니다. 교통편 조회는 Trenit 어플에서 가능합니다.
아울렛 가는 버스표, 공항 버스표, 도시별 패스 등은 예약 할인이 없으므로 그냥 현지에서 구매하세요.
다 아시겠지만... 숙박과 이동수단 만큼은 무조건 예약부터 해 놓고, 거기에 일정을 맞춰서 움직이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입니다.
내용은 추가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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