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의 두 번째 아침을 맞았습니다.
식사는 죽을 배달시켜 먹기로 했습니다.
저는 밥과 돼지고기를 육수에 말아 놓은 형태를 골랐습니다.
생강향이 강한 게 특징입니다.
아내는 닭고기가 들어간 죽을 골랐습니다.
둘 다 먹기 좋고 맛있었습니다.
짐을 싸서 이동하여 도착한 새로운 숙소, The Cosy Huay Kaew(더 코지 훠이 깨우).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둘러보러 나왔습니다.
도넛 카페가 숙소 들어가는 골목에 있는데, 개당 50밧(현재 환율 기준 1800원 정도)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태국 물가보다는) 다소 비싸더라고요. 태국이 밀이나 우유, 계란 같은 게 싼 나라가 아닌가 봅니다.
오늘도 날씨가 참 맑습니다. 저 멀리 산과 구름의 경계가 굉장히 또렷하게 잘 보이죠?
옆 공터 풀밭에 정말 거대한 나무가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네요.
처음 보는 새님.
정오에 가까워지며 기온이 오릅니다.
볕을 피하려고 GRAPH 카페에 왔습니다.
직원 세 분이서 근무하며 음료를 만들어 주시네요.
내부 인테리어는 다소 투박한데 이걸 감성으로 포장하고 싶지는 않네요.
아무렴 커피 맛만 있으면 되죠.
저는 바닐라 라떼를, 아내는 오렌지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메뉴명은 모노크롬. 에스프레소+우유+바닐라+활성탄을 적절히 사용한 음료라는데, 이름에 맞는 모양새입니다.
맛은 차분하게 정제된 바닐라 라떼(달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마음에 들어요.
아내의 것은 어떻게 이렇게 조합할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잘 어울리는 맛이었습니다.
선입견을 깨 부수는 맛.
지난번에 치앙마이에 왔을 때 먹었던 도넛이 생각나서 찾아왔습니다.
CHEVA CHAVEE 도넛. 안에서 열심히 계량하며 만들고 계시네요.
네 개+크림이 80밧. 두 박스를 주문해서...
매장 앞 간이 탁자에 앉아 다 먹어 버렸습니다. ㅎㅎㅎ
바로 옆에 점심을 먹을만한 곳을 찾아갑니다.
크레이지 누들이라는 면 음식점입니다.
내부 모습.
면 종류 + 속재료 + 국물종류를 선택하고, 음료를 고릅니다.
선택이 필요 없는 단품요리도 있습니다.
더운 날 이보다 상쾌한 게 있을까요?
얼음 + 제로 콜라. 캬~~~
저는 맑은 국물+돈까스+쌀면을 골랐습니다.
우동국물 비슷한 감칠맛에 적당한 간이 된 돈까스, 쌀면 모두 맛있었습니다.
아내는 계란면과 똠얌국물+고기건더기를 골랐네요.
계란면의 쫄깃함도 좋았고 건더기와 똠얌 국물도 맛있었습니다.
국물의 레몬그라스 향이 엄청 강하지 않고 무난했고요.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마트(makro)에 들렀습니다.
한 달 살기 하는데 매번 배달음식만 먹을 수는 없으니 식재료 가격을 봐 놓아야 하니까요.
계란 1판에 149밧(5500원), 130밧(4800원) 하는군요.
마지막에 우리나라에서 장 봤을 때 7천 원 내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썰어 놓은 삼겹살은 1kg에 182밧(6700원)입니다.
작은 바나나 묶음은 25밧(925원)이고요.
고기에 쌈채소 용으로 먹을까 싶어 본 상추 비슷한 건 한 봉에 49밧(1800원) 정도 합니다.
일본 브랜드의 우유인데 싸다는 느낌은 아니네요.
더 밑쪽엔 가성비 좋은 대용량 우유가 있긴 했습니다.
우리나라 회사의 떡볶이와 김치도 있군요.
먹고 싶어 죽을 것 같을 땐 이런 거 하나 사다 먹어도 되겠습니다.
호주산 쇠고기. 250g에 94밧(3500원).
너무 싼 거 아뇨?
우리나라 식품을 파는 지두방 마켓이라는 점포.
들어가 보지는 않았어요.
한 달 살기 숙소를 구할 때 후보에 있었던 PT RESIDENCE. 가격이 저렴하고 위치도 좋아서 인기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예약이 다 차서 계약은 불가했습니다. ㅠㅠ
우리의 보금자리 훠이 깨우로 돌아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월세를 지불했습니다.
수도 요금은 월세에 포함되어 있고 전기 요금만 유닛당 6밧을 받습니다.
입실 사용 전 이렇게 눈금을 잘 찍어 둡니다.
숙소 내부를 둘러봅니다. 주방에 작은 싱크대와 하이라이트 2구가 있네요.
전자레인지와 냉장고도 있고요.
거실 창도 잘 나있고, 그 옆으로 침실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삼성 TV인데... 27인치 정도로 보이고, 1366x768 해상도에 스마트 TV 아닙니다.
노트북 연결해서 쓰기에 많이 아쉬운 물건이네요.
화장실은 건식처럼 보이지만 변기 뒤쪽에 배수구가 있습니다.
변기와 세면대 모두 깨끗한 편입니다.
샤워부스도 잘 나뉘어 있고요. 온수는 전기식 순간온수기인데 따뜻한 물 잘 나옵니다.
샤워기도 다행히 분리되는 형태라서 우리가 가져온 필터 장착형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침실이 약간 좁긴 한데, 침대는 킹사이즈라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옷장도 작게 있고 옷걸이도 충분히 걸려 있습니다.
우리 기준에는 청소가 덜 된 부분들이 보여서 생활용품 파는 곳을 찾아가 간단한 청소용품(빗자루, 쓰레받기, 비누, 행주 등)을 사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제 봐 뒀던 과일 스무디 집에 들렀습니다.
망고+파인애플 스무디가 먹고 싶었어요.
제가 사장님께 돈 드리면서 가격을 태국어로 확인해 주니 엄청 좋아하시네요. 하~ 씹~ 밧~
숙소에 돌아와서 청소/정리를 하다 보니 지쳐, 저녁은 간단히 먹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오뚜기 컵반, 저는 미역국을 골랐습니다.
아내는 차돌강된장 보리밥입니다.
잘 먹고,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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