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형 샤워기 쪽에서 어느 날 갑자기 '뚝' 소리가 나면서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수도꼭지(수전) 카트리지가 망가진 경우일 수 있고 이를 교체하면 제대로 동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늘 그렇듯 이걸 맡길 것이냐, 아니면 직접 수리할 것이냐이겠지요. 직접 수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경로가 어디서 막힌 건지(보일러 배관인지, 선반형 샤워기 내부 배관인지, 카트리지 부분인지)를 알아야 해서 분해를 하기로 했습니다. 분해하려면 육모 렌치가 필요합니다. 생활용품 파는 곳에서 이런 묶음으로 된 공구를 팔기도 하니까 없는 분들은 사전에 구매를 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센티미터 혹은 인치 크기 규격으로 된 정보가 있을 텐데, 제가 그것까지는 모르겠고 저렇게 묶음으로 된 것 중에 맞는 사이즈를 찾아서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수리를 하기 전에 먼저 세대 외부의 수도 배관을 찾아서 물을 잠가야 합니다. 다음은 세대 내 보일러를 끄거나, 혹은 온수 공급 밸브를 잠가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수도 카트리지를 분해했을 때 물이 뿜어져 나오는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수리/교체가 끝나면 온수 밸브/보일러를 다시 켜고, 외부 배관도 풀어야겠죠?
분해 과정이 다소 험난합니다.
* 분해 전에 필요한 부품들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시간을 최소로 해야겠죠?
육모 렌치를 수도꼭지 뒷부분 혹은 어딘가에 난 구멍을 통해 꼭지의 중심 방향에 맞도록 잘 집어넣어 봅니다. 그런 다음 스크루 모양에 딱 맞게 들어가면 그때부터 풀어주면 됩니다. 스크루 홈에 맞는 렌치의 크기를 잘 모를 경우 하나씩 번갈아 가며 넣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면 풀립니다. 수전이 오래되었거나 한 경우 물에 포함된 미량의 광물과 샤워용품들이 누적되어 굳어서 뻑뻑해서 잘 안 풀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ㄱ자로 휘어진 부분을 플라이어 등으로 집어 회전력을 크게 해서 돌려주면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예상대로, 허옇게 누적된 불순물로 인해 스크루가 상당히 뻑뻑해서 푸는 데에 애를 먹었습니다. 수도꼭지를 분리하는 첫 번째 단계가 끝났습니다.
다음은 수도꼭지와 카트리지를 분리하는 단계입니다.
손잡이를 손으로 잡아당겨서 빼려고 했더니 도저히 뺄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물속의 광물과 욕실용품 등이 틈새에 들어가서 굳어서 뻑뻑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살살 쳐내서 분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말은 즉 손잡이를 재활용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분리한 손잡이 내부 사진. 허옇게 굳은 이물질들이 분리를 힘들게 하는 요인입니다.
다음은 카트리지를 고정해 주는 커버를 벗겨야 하는데 이 역시 보통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커버도 오랫동안 사용한 터라 굉장히 뻑뻑했고, 애초에 너무 세게 조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걸 잠그고 푸는 전용 도구도 없고요.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원형 커버 내부에 육각으로 된 렌치를 꽂아서 돌려야 하는데 이런 도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제조사나 수리 업자 말고는 없을 겁니다. (바깥쪽이 육각으로 된 경우라면 조절 렌치 같은 걸로 물려서 돌리면 되니까 아주 쉽죠)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내부의 각진 부분에 일자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뒤를 살살 두드려서 돌려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꿈쩍도 안 할 것 같더니, 계속 시도하니까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이 모양 이 꼴이 되었고, 재활용은 불가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카트리지입니다. 내부에 온/냉수 유량을 조절하는 부분이 있는데 온수 쪽만 고장이 난 것이겠죠.
이제 교체를 해야 하는데, 부품이 있어야겠죠?
카트리지만 교체하는 거라면, 아마 대부분의 수도 용품이 같은 규격일 것이라 생각되기에 인터넷이나 철물점, 혹은 욕실용품 파는 곳에서 구매를 하면 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쓰던 것과 같은 제조사 제품으로 교체하고 싶어서(이미 망가진 부품들과 뻑뻑한 것들을 다시 쓰기 싫기도 하고) 워터피아라는 곳에 부품을 주문했습니다.
보내 주시는 분이 손잡이를 깜빡하셔서 택배를 이틀에 걸쳐서 받았네요. ^^;
이제 교체 조립을 해야겠죠.
카트리지를 뺀 구멍 속 구조입니다. 고정용 구멍 2곳과 냉/온수, 혼합수가 드나드는 구멍 3곳이 보입니다.
카트리지 역시 동일한 위치에 구멍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카트리지를 구멍에 맞추어 잘 넣고,
커버를 돌려서 고정해 줍니다. 너무 힘을 줘서 고정하면 또 나중에 푸는 데 고생하겠죠. 어느 정도 뻑뻑해지기 시작하면 고무 패킹의 탄력에 의해 물이 새지 않게 됩니다.
교체용 손잡이에 이미 고정용 스크루가 들어가 있네요. 일단 살짝만 풀어줍니다.
육모 렌치를 스크루에 꽂아 둔 상태로 손잡이를 카트리지에 꽂으면 스크루 구멍을 찾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상태에서 시계방향으로 돌려 고정해 주면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온수 밸브를 열고, 보일러를 틀고, 세대 외부 수도관까지 연 다음... 샤워기의 온수를 틀었는데 한동안 나오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샤워기 쪽 온수관이 빈 상태였기 때문이었는데, 관이 막힌 줄 알았던 거죠. 약 1분 정도를 기다리니 온수가 잘 나왔습니다. 냉수, 혼합수 역시 잘 나왔고요.
부품 비용 14300원, 택배비 3300원, 합계 17600 원으로 수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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