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에 수령하여 사용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1주일이 다 되어갑니다.
수령 후, 윈도우 설치부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 글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1. 드라이버 미디어가 제공되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ODD 가 장착되지 않은 제품의 특성상,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USB 미디어에 미리 저장을 해 둬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보편적인 OS인 Windows 10 버전의 무선랜 드라이버가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득불, 유선랜을 통해서 랜선을 연결하고, OS 및 기타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말이죠. 지금 시점에서 상품 판매 페이지의 QnA 를 보니, "ASUS 드라이버 센터의 윈도우 11 미디어텍 드라이버를 설치해 주면 정상 사용 가능하다" 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굳이 원가를 따지자면, 제품의 드라이버가 담길만한 용량은 채 2GB 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걸 USB 로 제공하면 드라이버 보관 용도 말고는 (너무 적은 용량 때문에) 쓸 일이 없으니 자원 낭비, 환경 보호 차원에서 안 주는 것도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온라인 상에서 드라이버를 다운로드 하는데 혼선이나 불편이 없게 준비를 해 두었어야죠.
아무리 해도 Windows 10 에서 무선랜과 블루투스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없어서, 결국 저는 Windows 11 로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Windows 11 이라면 최신 드라이버를 자동으로 검색해서 다운로드/설치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말이죠. 물론 그 기대감은 성공으로 확인되었으니 다행이죠. 중요한 건, Windows 10 에서 무선랜 드라이버를 탈 없이 설치할 수 있었더라면 랜선을 굳이 찾아서 연결하거나, 혹은 Windows 11 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어도 쾌적하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시작을 안 좋은 소리부터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만족감을 느낀 부분을 풀어 보겠습니다.
2. 제품의 가격차, 혹은 라인업의 구분에 따라 확연히 결정되는 제품의 품질
아수스 게이밍 노트북의 하위 라인에 자리한 TUF 제품군 역시 이번 라이젠 6000 시리즈 CPU를 장착하고 새로 발매되었습니다. 그 제품들의 특징들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바로 LCD 패널의 품질 차이였습니다. SRGB 62.5% 의 색상 재현도와, 250nit 라는 수치의 패널 밝기. 제가 샀던 STRIX 제품(RTX3060)보다 더 상급의 GPU인 RTX3070 을 탑재한 TUF 노트북 역시 이 패널 스펙은 동일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SRTIX 제품군에서도 상급 모델인 SCAR 제품군이 있는데, 저는 SRGB 100%, 300nit 정도면 실내 사용에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하였습니다.
3. 기대 이상의 발열 해소 / 소음 대책
팬 소음을 기준으로, 제가 사용하는 환경에서 가장 CPU/GPU를 혹사시키는 작업이 무엇인가 관찰해 보았습니다. 그 중 최고는 동영상 인코딩(VEGAS 사용)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디아블로 2 레저렉션 > 디아블로3 > 스타크래프트 순이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웹서핑을 하고, 혹은 문서 편집을 하거나, 음악/동영상을 파일로 재생하는 등의 수준에서 팬소음은 거의 무소음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동영상 인코딩(풀로드) 시의 팬 소음은 바람소리가 강하게 난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TUF 제품군과의 차이가 다소 느껴졌습니다. 팬소음의 결이 좀더 곱고 날카롭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TUF 제품군이 더 거칠고 큰 소리가 납니다.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고 등급이 있는 만큼 당연한 것이겠죠. 아내 역시 이전의 노트북과 비교해서 소리가 더 조용하고 결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4. 딱 필요한 만큼의 LED 감성
상판(덮개)에 ROG 로고 부분에 옅은 흰색으로 들어오는 LED 조명, 키보드 영역에 사용자 취향대로 조절이 가능한 RGB LED 조명, 그리고 하판 전면부(키보드 영역 앞으로 둘러싼 U자 영역)에 들어오는 RGB LED 조명. 게이밍 노트북임을 어필하는 최소한의 조명이면서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적절한 구성일고 생각합니다.
SCAR 제품에는 숫자키패드의 오른쪽 아래에 큼지막한 LED 발광 영역이 있는데, 이게 제 기준엔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5. 외부 디스플레이와의 연결
데스크 탑 대용으로서 선택한 게이밍 노트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큰 화면을 선호합니다. 17.3" 는 시장에 나와 있는 노트북 제품군 중에서 가장 큰 화면 크기입니다. 해상도 역시 QHD(2560 x 1440)로 이 크기에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제 시력에 큰 문제는 없어서 글자의 가독성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거실에 두고 사용하는 현재의 환경상, 가끔(아니 자주) 거실의 TV에 연결해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더 큰 해상도/글자 크기로 웹서핑과 문서 편집 등을 할 때가 있습니다. 75" 4K 120Hz 를 지원하는 TV 스펙에 조금 모자라는 연결성, HDMI 2.0b의 스펙(4k 60hz)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약간의 합리화를 하자면, RTX3060 으로 4k 120hz 를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60hz 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입니다.
6. 키감이 약간이나마 더 깊은 느낌
노트북의 키보드는 키캡부터 시작해서 스트로크 깊이까지, 일반 키보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감각은 꽤 중요합니다. 입력에 대한 확신, 그리고 결과에 대한 일치가 되어야 사용자로 하여금 오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키캡은 여느 노트북과 비슷한 누께인데, 스트로크 폭은 미세하게나마 더 깊은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키를 눌렀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MP3 태그를 수정하는 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느낀 것인데, Num Lock 키의 상태(On/Off)가 내가 원하는 대로 지속/고정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즉 Home/End, Pg up/down 키 등이 내가 원하는 느낌으로 눌리지 않고, 간혹 숫자가 입력되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되는 등의 현상이 있었습니다.
7. 향상 된 스피커 음질과 음량
역시 이전에 사용하던 TUF 노트북 대비, 그리고 아내가 사용하는 L사 의 저가 제품과 체감을 비교해 봤을 때 확실히 향상된 느낌입니다. 스피커 유닛의 한계가 있는 만큼 저음 표현은 다소 약한 느낌이고, 중~고음은 찢어지거나 일그러짐 없이 확실한 소리를 내 주었습니다. 또한 공간감 역시 느낄 수 있었는데, Dolby vision/atmos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값어치는 하는 모양새입니다.
8. 게이밍을 위한 노트북, 자잘한 편의사양은?
스마트폰에는 이제 보편화 된 지문인식이나 얼굴인식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제품에는 웹캠이 달려 있지 않으며, 지문인식 센서도 없습니다. 원가 절감, 혹은 등급 나누기의 일환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정도는 넣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웹캠의 용도는 온라인 화상 통화 정도이고, 모바일 기기와 다르게 고품질의 사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720p 정도는 넣어줬으면 합니다. 또한 지문인식 센서 역시, 타사 제품은 저가 라인에서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보완했으면 합니다. (30만원대에 중고 구매한 L사 노트북에도 전원버튼 겸 지문인식 센서가 있습니다.) 솔직히 윈도우 로그인 할 때 비밀번호, 혹은 PIN 번호 입력하는 거 굉장히 귀찮습니다. 얼굴인식이나 지문인식이면 사용자가 한층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겠죠.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인텔 CPU + 칩셋을 탑재한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썬더볼트4 포트의 부재 또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큰 화면, 적당한 해상도, 그리고 적당한 성능, 괜찮은 소리를 통해 게이밍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신 사양인 라이젠 6800H 와 DDR5 메모리 사용을 통해 스펙에 대한 만족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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