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Masterplan
앨범명: Time to be king
발매일: 2010년 5월 21일
멤버:
Jorn Lande (Vocals)
Roland Grapow (Guitar)
Jan S. Eckert (Bass, Backing Vocals)
Mike Terrana (Drums)
Axel Mackenrott (Keyboards)
일견, 앨범 타이틀 Time to be king 은 밴드의 소망을 왠지 밴드의 소망을 담은 듯도 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작 MK II(2007 발매) 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보컬 Jorn Lande 의 귀환과 더불어 한층 강력해진 사운드와 탄탄한 구성의 곡들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한 곡씩 천천히 살펴보기로 하자.
1. Fiddle of time
폭풍처럼 다가오는 인트로와 더블어 시원하게 들려오는 컬컬한(시원함과는 반의어일까?, 아니다!) 요른 란데의 보컬을 들을 수 있다. 24비트 박자가 주는 역동성을 바탕으로 중간중간 적절한 호흡 다듬기도 빠뜨리지 않으며 곡을 이끌어 간다. 앨범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먼저 말하고 싶은데, 이 밴드의 구성에 기타가 하나 뿐임을 생각해 본다면 믹스의 승리랄까, 키보드 연주의 탁월함이랄까,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 파워 메탈 음악으로서 기타 사운드의 육중함을 잃지 않으면서, 롤랜드의 훌륭한 솔로 연주를 얹은 진행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그리고 마무리는 요른 란데의 거칠지만 거침 없는 샤우팅으로.
2. Blow your winds
키보드 사운드와 함께 시작하는 약간 느린 템포의 곡. 오프닝 곡에서 달리며 차오르는 숨을 진정시키는 분위기. 키보드 사운드는 이후에도 배경에서 꾸준히 곡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영향을 미친다. 기본 기타리프가 간결하면서도 묵직하게 곡의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코드 진행 측면에서도 굉장히 매끄럽다. 롤랜드의 솔로 연주는 자연스럽게 요른 란데의 보컬로 연결이 되며 요른 란데는 또 한번의 샤우팅으로 곡을 마무리한다.
3. Far from the end of the world
한 숨 돌렸으니 다시 달려야겠다. 시작부터 끝까지 긴박한 분위기로 일관된 곡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해 준다. 요른 란데의 거친 발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4. Time to be king
장엄한 분위기에서 이어지는 기타 인트로가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하다!? 바로 기타 리프의 재활용이다. 동 밴드의 앨범 Aeronautics 에 실린 I'm not afraid 의 기타 솔로 부분의 몇 구절을 가져와서 메인 리프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음의 높낮이나 이펙트를 조정하여 완전히 동일한 소리, 같은 곡 구성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롤랜드 식 멜로디의 자가복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그래, 그렇다고 해서 곡이 나쁘냐 하면 당연히 아니올시다. 신(왕)의 강림을 묘사한 듯한 곡 가사의 전반에 걸쳐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전달하고 있으며, 특히 요른 란데의 보컬이 빛나느 구절을 꼽자면 전반부의 "Burning like fuel to the hellfire
Power is out of control" 부분과, 후반부의 "This machine of confusion will fade out and die right(왜 굵은 표시를 했는지 들어보시라)"에서는 쾌감이 극에 달한다. 곡 흐름에 있어서 반복되는 구절을 청자가 예상할 수 있는데, 예상한 구절이 나오기 전 한 마디를 더 반복하므로서, 변주적인 리듬감도 꾀하고 있다.
5. Lonely winds of war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곡 제목 선정이 참 적절하지 않나 생각된다. 곡을 먼저 만들고 가사(제목)을 정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는데, 이 곡은 마치 제목부터 만들어 놓고 곡을 짜 넣은 느낌이 든다. 곡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황폐화 된 들판에 부는 차가운 바람이 연상된다. 엄연히 따지자면 현실세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기 보다는 마음속의 공허함을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가사를 통해 음미해 볼 수 있겠다. 요른 란데의 외침이 절절히 와 닿는 곡.
6. The dark load
전 트랙 Lonely winds of war 에서 이어지는 박진감 있는 드럼 인트로로 시작해서, 다시 박자수와 심박을 동시에 높여주는가 싶더니 약간 느린 템포로 전환한다. 마음의 내면의 고독과 어둠을 노래하는 요른 란데의 보컬은 샤우팅의 횟수와 강도를 꾸준히 높여가면서도 질리지 않는 느낌으로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사는 본인이 쓴 것일 테니까.
7. The sun is your hands
키보드의 비장하고 은은한 멜로디 위에 절제된 기타와 베이스 사운드가 입혀지고, 드럼이 가세, 보컬이 본격적으로 곡을 달리게 한다.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되다 종종 밝은 음으로 전환되다를 반복하는 오묘한 멜로디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와중에 정형된 키보드 멜로디 한구절이 곡 전반을 따라다니는 것을 관찰해 보자.
8. The black one
압도적인 무게의 분위기로 시작하는 도입부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쉴 틈이 없다. 유일하게 본 앨범에서 베이스 기타가 자신을 홀로 드러내는 순간이며, 롤랜드는 자신만의 맒스틴 스타일 연주를 이 곡에서 마음껏 선보인다. 요른 란데는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9. Blue europa
전화(戰火)에 불타버린 유럽. 그 속에서 아픔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을 담은 곡이랄까.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빠르지 않지만, 결코 느리지도 않은 곡의 전개를 보인다. 탄탄한 기타와 키보드 사운드를 기본으로 두고 있기에 짧은 솔로 연주부에도 아쉬움은 없다. 여기서도 변형된 맒스틴 스타일 연주는 쏠쏠하게 제 맛을 내고 있다.
10. Under the moon
무거우면서도 잔잔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보컬과 함께 굵은 울림을 전해주는 곡이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키보드 사운드의 은은한 여운과 함께 마무리 되는 곡.
총평
요른 란데는 변함 없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었으며, 모든 곡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했다. 허스키하면서도 거치적거리지 않게 시원한 그 무언가. 요즘 말로 사이다(탄산수)같은 상쾌함이랄까? 그가 왜 메탈 보컬리스트 중 최상으로 인정받는지 이 앨범을 통해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Allen - Lande 프로젝트에서는 란데의 보컬은 뭔가 허전함을 금할 수가 없는데, 그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곡들이 너무도 후졌기 때문이다. Masterplan 에서의 란데는 정말이지 최고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기타리스트 그라포우는 소위 말하는 잉위 맒스틴 류 주법의 추종자이면서도, 그만의 색을 확고히 했다고 보여진다. 이미 오래전 헬로윈에 합류했을 시절부터 자신의 색을 여실히 보여준 바가 있다. (Helloween - Master of the rings, Grapowski's Malmsuite 1001 (In D Doll) 참조) 헬로윈을 거치며 한 기타리스트로서의 자신의 연주에만 충실한 것이 아닌, 파워 메탈의 정수를 깨우친 듯 보인다. Helloween시절 Better than raw, The dark ride 를 거치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곡들에 장점을 보였으며, 본 앨범 Time to be king 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키보드는 앨범 전반에 걸쳐서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며, 곡의 분위기를 결코 해치는 법 없이 녹아들어 있다. 아무래도 롤랜드 그라포우의 밴드인 만큼 기타의 비중이 크지만, 트윈(더블) 기타 구성이 아닌 이상 상대적으로 타 밴드에 비해서는 키보드의 의존 비중이 있는 편이다.
베이스는 대체적으로 자신을 어필하지 않고 묵묵하게 기타와의 유니즌 플레이를 하며, 곡들을 밑받침 해 주기만 하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단 한 곡 The black one을 제외하고. 예를 들자면 솔로 파트에서 베이스 기타 단독 연주를 넣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실력을 어필한다거나, Helloween의 Markus Grosskopf와 같이 베이스 라인을 기타처럼 멜로디로 엮어서 가져가는 등의 방법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드럼의 기교는 탈퇴한 멤버인 Uli Kusch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곡 안에서의 구성 요소로만 보자면 분명 잘 어울리고 괜찮지만, 그래도 한 때 밴드의 동일한 자리에 있었던 멤버와 비교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 Uli Kusch가 참여했던 Aeronautics(2005) 와 비교해서 청취해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순간적으로 잘게 쪼갠 베이스 드럼 연주는 곡에 역동성을 더해주며, 드럼 파트의 전반적인 소리도 괜찮아서 듣기에 거부감이 없다.
미친 듯이 빠른 속도가 아니어도, 화려하거나 난도 높은 퍼포먼스가 아니어도, 메탈음악을 표현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는 앨범이다. 곡들의 짜임새는 전반적으로 매우 훌륭하며, 핵심이 되는 기타의 연주, 보컬의 역량, 싱글 기타 구성이지만 키보드의 다양한 표현으로 인해 난잡하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완성해 냈다고 생각한다. 극단을 달리는 빠른 곡들이 없음에도 앨범을 청취하는 동안 집중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역시 마스터플랜은 미디엄 템포의 곡들을 참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헤비 메탈에도 수많은 분류가 있으나 멜로딕 메탈(파워 메탈) 팬이라면 필히 들어 보아야 할 앨범으로, 글쓴이는 Masterplan 의 앨범 Time to be king 을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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